(축)전주시니어클럽 20돌 심재남 흰 구름 바람 간다. 산 등을 돌아 넘고햇살이 다독이랴 그 춥던 시절들을한자리 따뜻한 마음 스무 해를 달군다 아우른 축제장이 불꽃으로 춤을 추며젊음이 푸르러서 은빛으로 반짝이고문학의 가치와 품격 창조하는 기쁨이여! 살아낸 세월들이 한자리 마주하니사르르 돕는 걸음 미소로 밝아지고성숙한 일자리 성년 어둠 곳곳을 밝힌다.

기후 위기 悟中 김윤균가을색 그리워서 산사를 찾았더니우중충 말라버린 갈잎만 널려있네절정의 가을 잎들은 어디에서 볼꺼나 인간의 어리석은 욕심이 빚은 재앙단풍도 멈춰버린 기이한 현상일세숨죽인 자연의 퇴락 씁쓸하다 세상사 오색이 찬연하던 그 경치 볼 수 없고 그리운 사람들은 어디서 만날꺼나세월은 오고 또 가니 그리움만 쌓이네.

사그라다 패밀리아 성당 유응교직선은 악마의 선 곡선은 신들의 선죄 많은 이 땅 위에 성당을 세운 이는곡선을 고집하였던 안토니오 가우디!스페인 하늘 아래 백 년이 지난 지금다듬어 짓고 있는 기묘한 가족 성당찾아온 관광객들이 고개 들고 쳐다보네그러나 가우디여! 일부러 만들어 준곡선의 건축물은 조선인의 손이 빚은진정한 아름다움을 능가할 수 없다오.

고들빼기꽃 유혜경 저만치 언덕배기 들국화 훤하길래핸드폰 꺼내 들고 잽싸게 올랐더니산국도 감국도 아닌 노랑꽃이 웃는다 씀바귀 선씀바귀 눈맞춰 웃었느냐줄기를 잎사귀가 감싸고 보듬으니작은 몸 이고들빼기 고갯짓이 예쁘다 꽃술이 노랑이면, 쌉쌀한 고들빼기애틋한 순정으로 피어나 약이 되고찾아온 호리꽃등애 윙윙대며 앉는다 가을이 익어가면 씨앗도 집 찾는데내마음 텅빈 자리 뉘 있어 찾아줄까한살이 고들빼기가 석양 볕에 시든다

오작교 유응교 무성한 잎새들이 살랑이던 여름밤저 깊고 푸른 하늘 빛나는 별빛 아래수많은 까마귀와 까치 은하수로 날았네 소 치던 소년 목동 베 짜던 어린 소녀애틋한 만남의 날 사랑의 다리 되어반갑게 만날 수 있게 하늘 높이 비상했네 첫사랑 만나는 길 요천수 흘러가니이제는 지상으로 은하수 멀리 두고광한루 끼고 흐르는 요천변에 와 주게

바람의 춤사위 김윤균9월을 여는 주말 하늘가 뭉게구름삼천천 스친 바람 가을 빛 배었어도계절을 모르는 햇빛 석양에도 뜨겁다. 빛처럼 찬란하게 타오른 생의 넝쿨여름의 끝자락을 흔드는 손짓인가창가에 부딪는 바람 잠을 청해 볼까나 바람이 노을빛을 한 아름 따 담는다.창문에 넘실대는 바람의 춤사윈가생각은 저 구름 위에 걸어두고 잠든다.

흘러간 추억들 심재남 엎드려 고개 숙인 어젯밤 바람 한결하나둘 깨나더니 희미한 여명 들고 푸르른 천 갈래 길을 열어가나 봅니다 푸른 잎 나붓거림. 햇살의 체질 따라마침내 그 바람길 빗방울 머금었던젖은 삶 무개 열 다발이 깊은 정을 터트리며 똑 똑똑 빗방울들 나뭇잎 딛는 소리바람은 또 그렇게 빗속을 지나간다감정은 방향 굴 강토도 눈감은 채 스친다.

담쟁이덩굴의 진실 芝堂 유혜경 울타리 기어올라 '담쟝'이 되었다지덩굴손 흡반으로 햇빛을 사냥할 뿐돌 사이 공기뿌리로 파고들 수 있으랴 사계절 멋진 배경 사진관 예술인데건물밖 외벽타기 빨판이 풍화하랴,소나무 관다발껍질 파고들 순 없잖아 생태계 모르는 척 보듬어 오르는데지주에 한땀한땀 바느질 섬세하고찬바람 흰눈 내릴 제 돋을새김 곱구나

침묵의 피라미드 유응교 이집트 카이로의 모래 위 수평선에오늘도 말이 없는 침묵의 건축이여!거대한 석조의 무덤 영혼의 안식처여! 권력의 상징이자 하나의 천문대로이십 년을 쉬지 않고 오리온 별자리에한 치의 오차도 없이 쌓아올린 돌무덤! 지금도 알 수 없는 신비한 구조물로경탄과 놀라움을 불러온 유적이여!삶이란 죽음이란 무언가 피라미드 말이 없네

민속 널뛰기 심재남오르고 내려서면 또 다른 오름이라하늘을 비상하는 꽃바람 춤을 춘다.우리네 민속의 화합 널뛰기 품 멋이여! 날으는 치맛자락 맞잡아 부여잡고더 높이 올라서면 설 자리 요령심다우리네 떨구는 바람 너와 나가 하나로

곰소항 유혜경 풀치를 좋아하신 할머니 생각나서갈매기 꾹꾹 우는 곰소항 찾아가니비릿한 부두 풍경에 그리움만 더하네 틀니엔 물메기가 효자라 하시더니그리운 그 목소리 어디서 들을까나어물전 빙빙 돌다가 아무것도 못 찾네 파도가 몰아치고 바람이 거세어도오로지 내편이던 세상의 바람막이오늘밤 파랑 예보에 꿈에라도 오실까

파리 올림픽 김윤균에펠탑 가로질러 세느강 다리 위에올림픽 깃발 달고 입장식 비 내리네오대양 푸른 파도에 펄럭이는 오륜기 아스래 다가오는 낯익은 투혼들이심장이 터지도록 온 힘을 다하건만장하다 파리 올림픽 인내하는 용사들 우리는 대한국민 응원의 함성소리TV를 응시하는 국민이 염원한다우리가 원하는 세상 하나되어 이루리.

타지마할의 사랑 유응교장엄한 무굴제국 아무나 강변에다아내를 사랑했던 황제가 세운 왕관황홀한 아름다움에 눈시울이 뜨겁네. 열넷의 아이 낳다 세상을 떠난 아내사랑을 듬뿍 받은 뭄타즈 마할이여!대리석 그물 사이로 별빛들이 쏟아지네. 막대한 건설비로 나라가 기울망정저토록 사랑을 한 사내는 누구인가달려가 한 번이라도 얼싸안아 주고 싶네.

시농詩農일세 심재남 내 안에 일궈내는 시심 밭 한 되지기조석을 아우르며 보듬어 틔움이라여린 맘 다독 다독이며 키워내는 시 나무 햇살이 동무하고 바람이 일깨우면하루가 다를리야 심안의 바다일세갈매기 날아 끼룩 끼룩 시 나무늬 노래 새 짓는 독 시밭 갈고 피워낸 시향이라팔도를 감아 돌며 심연을 일으키니시위謂라 문학 걷는 길 선비들의 덕망터라(四友)

변산 마실길 석양 유혜경지는 해 타는 노을 구름도 타오르네하늘도 바닷물도 붉은빛 한 몸인데어둠이 설핏 내려와 마실길도 감춘다 잔잔한 변산 바다 배 한 척 떠 있는데노을 진 석양 너머 초승달 희미하고 활짝 핀 상사화 길에 그리운 정 외롭다. 석양이 사위어서 온천지 깜깜한데태초에 그랬듯이 하늘이 열리는가여명은 세상을 열어 너와 나를 깨운다.

핸드폰 김윤균 궁금증 풀어주는 핸드폰 너로구나전기를 마셨느냐 에너지 넘치누나광활한 세상천지를 지척인 듯 누비네 햇살도 노크 없어 정적靜寂이 쌓이는데핸드폰 소리 놀라 후다닥 받아드니정겨운 손주 목소리 가슴팍에 안기네 귀엽고 앙증맞은 사랑의 이모티콘숨차게 날아드는 벨 소리 달콤하다굵어진 사춘기 목소리 흐른 세월 담겼네.

파르테논 신전 유응교 빛나는 태양 아래 우뚝 선 파르테논여신이 줄을 지어 아테네 지켜줄 때언제나 그치지 않는 음악당의 북소리! 대리석 기둥의 홈 눈부심 막아주고안으로 살짝 휘어 착시를 고려하니고대의 건축기술에 감탄사가 절로 나네. 찬란한 그리스의 문화는 사라져도신전의 돌기둥은 의연히 서 있으니오늘도 관광객들은 발걸음이 바쁘네.

글 짓는 마음 심재남한세월 휘돌아서 버거움 재웠는가어둠을 딛고 서는 온 마음 춤을 추네읽히고 듣는 서정을 모르랴만 그대여! 한 소절 구절마다 작은 삶 일궈내고넉넉한 마음마다 정다움 일렁이는하나로 묶은 마음들 어디서나 돋아라 소낙비 내린 산야 싱그런 바람 하나휘저은 사랑이라 잊은들 고향이오먼 날을 담아 살아온 젖무덤의 동산을

막걸리 골목 유혜경불러라 필요없다 그 이름 옥신각신나오면 친구되고 없으면 안줏거리수다는 웃자는 얘기 돌아서면 잊어라 웃다가 배아프면 정드는 우리사이인생사 눈물지면 어깨도 빌려주고우리가 남남이더냐 호기로운 계산서 허기를 채우듯이 막걸리 넘어가고고향맛 물씬나게 상다리 휘어지면단골집 도원결의가 은발위에 빛나네

붉은 장미 김윤균화사한 붉은 꽃잎 태양빛 담아내어앞다퉈 피어나니 사랑의 축복인가흘러간 세월만큼이나 송이송이 엮였네 빨갛게 익는 가슴 어르며 다독이고사랑을 아시나요 애타게 흘린 눈물가슴이 터지게 피는 붉은 장미 그대여 아득히 돌고 돌아 그리움 맺혔구나사랑이 미움되듯 그리움 가멸차네담장에 매달린 사랑 시름겨워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