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전주시민들은 18대 대통령 후보에 나섰던 정동영 의원이 더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텃밭인 전주에서 벗어나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정치활동을 원했다. 즉 큰 인물이 돼서 고향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정동영 의원은 어인일인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대구 달성군 출마 운운하면서 지역구 사수를 명분화 하는 등 지역주민들의 뜻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일찌감치 서울 종로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의원과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전주 출마 포기를 선언한 것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잘 된 결정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이제 정동영 의원은 호랑이굴에 홀로 뛰어 들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정동영 의원의 기득권 포기선언을 놓고 인터넷 공간에서는 '정치적 쇼’와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과 지역주의 청산과 동서화합 등의 상승효과로 이어져 민주통합당이 추구하는 통합정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글들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정동영 의원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어찌됐던 정동영 의원은 전주를 떠났다. 정 의원의 표현대로 어머니의 품을 떠나 지역주의 청산과 경제민주화를 위해 낯설고 힘 든 머나먼 가시밭길을 그는 선택했다.
사실 정동영 의원의 정치성적표를 보면 높은 점수를 주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 꼭 짚어서 지적할 수는 없지만 지역의 유권자들이나 국민들이 그의 행보를 보면서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자신과 우리들의 바람을 시들게 했다. 이제 그는 우리 곁을 떠났다. 넒은 세상에서 마음껏 정치력을 발휘, 금의환양하는 정동영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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