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로 사라져가는 시골마을 아이들, 지역소멸 가속화의 원인
폐교로 사라져가는 시골마을 아이들, 지역소멸 가속화의 원인
  • 신상민 기자
  • 승인 2024.11.25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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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생 부족으로 늘어나는 폐교
- 전북지역 미활용 폐교, 활용 대책 절실해
- 폐교 활용 모범사례로 불리는 도화지도예문화원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현재는 도화지도예문화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현재는 도화지도예문화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골마을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폐교 사유는 대부분 입학생 부족과 학교 운영 불가로 해당 지역 인구 감소가 주된 요인이다.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에 따른 인구수 감소, 도시 중심의 국가발전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는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학교가 사라지면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환경이 되니 지역소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학교는 단순히 교육의 공간이 아닌 지역 공동체의 장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공간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

폐교 학교의 학생들은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자녀를 위해 지역을 이탈하고 이는 지역소멸을 가속화 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악순환은 재개발지역 과밀학급 문제로도 이어진다.

또 학교는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공간인데 이러한 기회가 제한된다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교육부의 ‘전국 시·도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누적된 전국의 폐교 수는 3,955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도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기도에 성남시에 위치한 신도시에 위치한 청솔중학교도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수순을 밟고 있다.

전북지역 폐교 수가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나 폐교 활용에 대한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최근 10년간 도내 연도별 폐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까지 11개의 학교가 폐교됐고 올해만 13개의 학교가 문을 닫아 24개의 폐교가 생겼다. 군산 폐교가 9개로 가장 많았고 5개의 학교가 폐교된 부안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지역별 폐교 수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도내에는 48개의 학교가 폐교 됐으며 부안(13개), 군산(9개), 익산(5개) 순으로 폐교가 많았다.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한 폐지검토대상 학교는 17개로 폐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현재는 도화지도예문화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현재는 도화지도예문화원 카페로 재활용됐다.

 

폐교 이후 건물을 바로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게 되면 문제가 없지만 용도를 찾지 못해 방치되면 흉물로 자리잡고 쓰레기 투기로 인한 환경오염, 관리에 따른 예산 낭비, 비행청소년이나 노숙자 등의 사용으로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증가하는 폐교는 건물과 부지에 대한 활용 계획의 부재로 이어지고 미활용 폐교는 관리 및 유지비용만 매년 수억 원이 소요되고 있다.

현재 전북 지역의 활용되지 못한 폐교는 7곳이다. 

폐교 미활용 사유는 다양하다. 학교가 교육시설로 지정돼있어 용도 변경 절차가 다롭고 매각 시 드는 비용이 커 지자체가 매입할 수밖에 없는데 지자체 예산도 한정적인 것 등이 있다.

이렇게 행정 절차를 만족하고 예산이 확보되면 지역주민들과 동창회 의견을 수립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폐교가 활용될 수 있다.

폐교의 해결방안으로 지방에서는 노인시설로 전환한 사례가 있다. 충남의 장수초등학교가 요양원으로 전환됐고, 강원도 향곡초등학교는 재가노인보호센터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고령시설로의 전환이 지역 특성에 맞는 부지 활용이며 인구 유입의 방법이 되지 않아 이색적인 공간으로 지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유학 공간을 마련해주는 곳으로 폐교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인구 유입을 위한 전략으로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현재는 도화지도예문화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폐교된 옛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 부지.

 

이와 같이 교육청과 행정기관이 공동으로 함께 운영해 모범적인 사례로 불리는 임실군 도화지도예문화원을 방문했다.

관촌초등학교 상월분교였던 도화지도예문화원은 하얀 도화지 안에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그려 넣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긴 문화원이다.

또 도자기 꽃이 피는 땅이라는 뜻으로 자연 속에서 흙과 함께 도예문화를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실제 사용하는 가마들도 있으며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카페도 함께 운영 중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가마터가 있었던 곳으로 2002년 이병로 도예가가 도자기 파편을 주우러 왔다가 험악한 모습으로 폐교된 상황을 목격했고 작가들이 작업할 넓은 공간으로 사용하기 좋을 것 같아 임대해 운영해왔다. 

그는 미술 교육이 소외되며 접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그러면서 삭막한 사회가 되어간다고 생각해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후 원래 교육의 장이었던 학교를 연장시켜 도예 프로그램을 위한 기초교육 시설로 만들었다.

지역에 없고 소외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지역주민들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03년 5월 개원해 성인과 어린아이, 장애인과 군인들까지 다양한 신분과 연령층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도자기교육뿐 아니라 미술공예와 관련된것까지 교육하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 연계체험형 교육이 인상적이다. 그는 보이진 않지만 직접 만지고 만들어보는 시간과 경험을 제공하며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임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진행되는 모든 연계 교육들은 전시를 하고 교육을 마감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체험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타지 사람들도 방문하고 있다.

도화지도예문화원은 내년부터 ‘임실도화지예술학교’로 명칭이 바뀐다. 이곳은 예술문화가 바로서기 위해 교육 시스템을 정비·확대하고 예술 놀이터를 조성해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병로 도예가는 “폐교는 원래 교육의 장이었으니 지역 시·군 단위에서 소외된 학교 밖 교육이 지속되는 장소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상민·윤지선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의 후원 및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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