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본연의 의미를 찾는 농어촌유학
교육 본연의 의미를 찾는 농어촌유학
  • 전주일보
  • 승인 2024.09.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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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군산지사장
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군산지사장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에요“ 농촌으로 유학을 온 도시 아이의 뉴스 인터뷰 소감이다. 도시의 아이들은 일정기간 동안 농촌학교에 다니며 시골에서의 삶을 경험하는 농촌 유학에 참여할 수 있다.

2021년부터 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해 첫 학기 81명을 시작으로 1,500명이 신청하여 그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유혹을 뿌리치고 농촌 유학을 선택하는 이유는 자녀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환경에서 교육받으며 건강한 신체와 정서를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자연에서의 성장은 교육 본연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18세기 프랑스, 교육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저서 「에밀(Emile)」을 통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는 단순히 원시 미개로 돌아가라는 것이 아니라, 고귀하고 선량한 인간의 자연적 본성대로 살아가는 동시에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탐구하라는 의미이다. 

또한 그는 인간은 개미처럼 포개어져 사는 것이 아니라, 경작해야 할 땅 위에 흩어져 살도록 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시골에서 생활하며 둘러싼 모든 것을 책 삼아 그 속에서 보고 들으며 기억을 쌓은 아이는, 당장 신동이 되진 않아도 올바르고 건전한 이해력을 바탕으로 한 존경받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이 아이들에게 주는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자녀를 농어촌에서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탁 트인 지평선 너머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평야를 산책하는 것은 농촌 생활의 아름다움 중 하나이다.

해가 뜨기 전, 시원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문을 나서면 밤사이 새로운 생기를 얻은 드넓은 평야가 반짝이는 이슬과 함께 우리를 맞이한다. 아이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사회의 이기심에 물들지 않고 자유롭고 도덕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 유학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유학생의 유입으로 인구 소멸로 위기에 처한 농어촌 학교의 폐교를 막아 지역 소멸의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다. 단기간의 유학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유학생을 명예 도민으로 선정해 학창 시절을 보낸 농어촌지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을 수 있게끔 한다면 지역과 꾸준히 교류하여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교육 실현을 위해 정부는 농촌 유학 정책을 법제화하고 주거와 재정지원에서 특례를 제공하는 등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농촌 특성에 적합한 학교 운영 모델을 발굴해 차별화된 농촌 학교를 만들고, 수요자 맞춤형 농촌 유학을 활성화하여 보다 질 높은 농촌 특화 교육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06년 충북 단양군 한드미마을의 폐교 위기를 극복하고자 마을과 협력하여 농촌 유학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농촌 유학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와 공모전을 개최하고 농촌 유학센터의 평가 및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큐멘터리와 홍보영상 등을 제작하여 농촌 유학 홍보를 위해 애쓰고 있다. 

보다 많은 아이들이 농어촌의 완전한 소박함 속에서 성장할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이는 단지 농촌의 미래를 위해서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참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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