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전공과, 취지 무색
특수학교 전공과, 취지 무색
  • 승인 200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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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학교 전공과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무색해져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취업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전공과에 진학한 장애학생들 대부분이 졸업 후 모두 가정으로 돌아가고 있어 전공과 운영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24일 전주 선화학교(교장 윤선근)에 따르면 전공과에 입학한 장애학생들을 위해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작업능력이 부족해 취업으로 연결되기가 힘들다.

이 학교 김유자 교감은 “선화학교 전공과에 다니고 있는 장애학생들이 정신지체가 대부분이지만 중복장애가 많아 다양한 장애도 함께 수반하고 있다”며 “때문에 취업해 나간 장애학생의 경우 업체 쪽에서 한 달 안에 다시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전공과 한 학급당 12명씩 24명을 선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조금 나은 장애학생들을 특별 지도해 취업으로 연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장애가 있다 보니 업체 쪽에서 거부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전북도교육청(교육감 최규호)에 따르면 올해 3월 현재 전주 선화학교 전공과 졸업생 22명 가운데 20명이 가정으로 돌아갔고, 2명은 위탁시설로 들어가 취업률은 0%를 나타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에 전공과가 설치된 특수학교는 전주 선화학교와 군산 명화학교 두 군데 뿐이다.

선화학교의 경우 지난 1996년 2개 전공과에 4학급을 설치, 정신지체와 청각장애, 지체부자유, 시각장애 학생들을 선별해 입학시키고 있다. 반면 명화학교는 올해 2개의 전공과를 설치했다.

하지만 전공과가 도예과와 제빵과 2개 학과 뿐, 장애학생들의 개인별 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술훈련을 받도록 운영되는 등 부실한 실정으로 개선될 필요성이 높다는 목소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특수교육에서 장애학생들의 진로가 가장 문제시 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공과를 설치해 운영 중이지만, 전공과 종류도 한정돼 있어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복지 예산을 늘려서라도 장애학생들에게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며 “한정돼 있는 전공과를 늘리기 위해서는 예산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예산만 세워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전공과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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