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킨 가을 장애학생 해외 현장체험학습
약속을 지킨 가을 장애학생 해외 현장체험학습
  • 승인 2007.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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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전북도교육청(교육감 최규호)은 도내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장애학생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의 ‘장애학생 해외 현장체험학습’을 실시, 장애로 인해 해외여행의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에게 해외 현장학습의 기회를 부여하고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 동행했던 최규호 교육감은 더 많은 장애학생들에게 해외 현장체험학습의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 동안 일본 오사카를 중심으로 도내 초․중․고 장애학생 및 학부모들이 참여한 가운데 ‘약속을 지킨 가을 장애학생 해외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오사카 부립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 방문

도내 장애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장애학교,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를 방문해 장애학생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학교의 장애시설을 관람했다.

지난해 설립된 다마가와 고등지원학교는 정신지체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학교로 복지원예과, 산업과, 유통서비스과 3개의 직업과에 6개의 전문분야가 설치돼 있다.

1년에 50명의 장애학생이 입학하며 한 학급당 8명의 소수정원제로 이뤄져 장애학생들이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번 현장체험학습에 참여한 김제동초 강윤정 학생의 학부모 반영덕 씨는 “우리나라의 학교들도 장애학생들의 직업교육을 일본처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한 반에 8명의 학생만 배치돼 있는 것은 천국이나 다름없고, 장애학생들을 위해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수업참관 및 학교시설 관람 후에는 이 학교 장애학생 및 교사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 장애학생들은 도내 장애학생들을 위해 미리 준비한 노래 및 연주와 율동을 선보였으며, 간단한 한국어로 인사하는 모습까지 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용소중 이보라 학생의 학부모 임예정 씨는 “드럼을 치며 연주하는 일본 장애학생을 보며 내 아이에게도 한 가닥의 희망을 가져보게 됐다”며 “일본 장애학생들에게서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사카 성, 나라 동대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도내 장애학생 및 학부모들은 일본 최대의 성인 ‘오사카 성’을 관광,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학습했다.

오사카 성 천수각은 8개 층의 계단과 함께 주변에 반드시 엘리베이터와 경사로가 설치돼 있었다. 모든 시설이 장애인이 불편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일본 사람들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나라에 있는 세계 최대의 목조건물 ‘동대사’와 사슴공원도 관람, 동대사 입구에는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대여해주기 위해 정돈돼 있는 수십 대의 주황색 휠체어가 눈길을 끌었다.

동대사 역시 사찰 전체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설치돼 있어 장애학생들이 관광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전북혜화학교 백인환 학생의 학부모 장인숙 씨는 “동대사의 편의시설로 인해 장애를 가진 우리 아이가 일반관광과 다를 바 없이 관람할 수 있었다”며 “일본의 장애인과 특수교육을 위한 시설이 부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견학해 쥬라기공원, 죠스 등의 헐리우드 대작 영화의 감동도 체험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인해 장애학생들이 보다 많은 영화 체험장과 놀이기구를 타지는 못했지만, 하루 종일 유니버설 스튜디오 안을 다녀도 우리나라와는 달리 장애학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전혀 없어 장애학생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었다.

 

▲특수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 제시

이번 현장체험학습은 학부모들의 장애 자녀에 대한 애정과 특수교육에 대한 개선 및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도 마련됐다.

용소중 이보라 학생의 학부모 임예정 씨는 “통합교육은 오히려 장애학생들에게 사기만 떨어뜨리고 더욱 힘들게 만든다”며 “결국 통합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고, 획일적인 특수교육도 많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군산 지곡초 이원희 학생의 학부모 신세희 씨는 “장애학생들이 통합교육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뿐이지 그 이상은 아닌 것이 현실이다”며 “때문에 내가 아이의 삶까지 책임지려는 생각은 버리고,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 어떻게 삶을 보내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장애학생의 행복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특수교육 담당 조중빈 장학관은 “우리나라도 장애인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온 국민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교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계획에 특수교육에 대한 연수를 더 활성화시킬 것이며, 내년도 해외 현장체험학습에는 장애학생을 15명으로 늘릴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현장체험학습 외에도 오는 26일 특수학교와 학급을 대상으로 한 ‘한마음 축제’와 작품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29일과 30일 양일간 ‘전국장애학생직업기능경진대회’를 실시할 예정이다./조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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