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은 켄터키주의 가난한 목수집안 태생이다. 학교 교육이라고는 별로 받아본 일이 없다. 독학으로 실력을 쌓아 잡화상 일을 하다가 우체국장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그는 연설을 잘했다.
한때는 정계를 떠난 일도 있으나 노예제도의 확대를 반대하고 있던 그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당선이 됐다. 대통령이 된 후 하루는 산책을 하던 길에 한 사내를 만났다.
링컨을 본 사내는 큰 소리로 말했다. "대단한 인물인줄 알았더니 평범하게 생긴 남자로군" 링컨이 그 사내에게 대답했다. "그렇다네 하느님은 평범한 사람을 좋아하거든. 그래서 평범한 사람을 많이 만들어 낸 거야."
별나게 생겨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큰 인물이 돼 별나게 보이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생긴대로 생겼을 뿐, 지도자가 되기 위한 특별한 외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말이다.
물색(物色)이라는 말이 있다. '예기(禮記)' 월령편(月令編)'에 처음 나오는 말이다. 원뜻은 제사에 쓰던 희생(犧牲)의 털빛이 어떠한지 살피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이 많은 사람중에서 자기가 구하는 사람을 찾는 경우에 쓰게 됐다.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즉위한 후 왕은 학창시절 배움을 함께 한 친구 엄광(嚴光) 을 머리에 떠올렸다.
그를 찾아내 중용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서도 '물색'이라는 말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한유(韓愈)에 따르면 "세상에 백락(伯樂)이 있는 다음 천리마(千里馬)가 있는 법."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백락과 같이 명마를 알아보는 사람이 아니면 천리마를 가려내기 어렵다. 그래서 인재를 잘 뽑아쓰는 사람이 곧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대대적인 인재 영입에 나선다고 한다. 여당은 당대표체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지난달 당직개편으로 '손학규 2기 체제'를 맞았다.
그러나 젊은 정당으로 거듭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수도권 출신 초·재선 의원이 핵심 당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고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젊은 피' 수혈도 이뤄져 일단 '젊은' 민주당의 모양새는 갖춰졌다는 평가지만 재야의 참신한 인물들을 발탁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쓸만한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래도 찾아보면 찾을 수 있는 것이 인재다.
/무등일보 주필 김 갑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