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ㆍ언어ㆍ소아마비 등 장애인 택시기사 늘어난다
신체ㆍ언어ㆍ소아마비 등 장애인 택시기사 늘어난다
  • 이재일
  • 승인 2007.04.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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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천적인 소아마비로 손이 틀어져 손을 어깨위로 올리지도 못하고 발까지 틀어져 걷는데 지장이 많은 신체장애 1급 장애인입니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는데는 지장이 없고 손님말씀은 잘 들을 수 있으니 목적지를 말씀하시면 가시는 길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신체장애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김진오(46) 씨. 지난해 12월부터 김씨는 전주 삼화교통에서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택시에 오른 승객들이 김씨를 보고 머뭇거리다 다시 내리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 김씨의 환한 얼굴과 친절한 인사말을 듣고는 목적지를 이야기한다. 자신을 믿어준 승객에게 김씨는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으로 보답한다.

김씨와 같이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는 중증장애인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9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전북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택시업체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은 모두 105명.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은 25명으로 23.8%에 달했다.

장애인 택시운전기사가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무엇보다 1995년부터 1종 보통 운전면허 응시기회가 장애인에게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장애인의무고용제도(상시노동자 50인 이상 사업체는 노동자 2%를 장애인으로 의무 고용)도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장애인들의 택시운전업 종사를 돕기 위해 수동 변속장치를 자동으로 바꿔주거나 페달 등 발을 사용해야 하는 기구를 핸들 등에 부착해 주는 핸드 컨트롤러 등 편의장치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장애인이 어떻게 운전을 할 수 있을까'라는 세간의 편견도 차츰 개선되고 있다.
김씨는 "택시를 탔다 욕을 하며 내리거나 '미안하지만 못 타겠다'며 탑승을 거부하는 승객들도 아직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목적지에 당도한 승객이 '편안하게 잘 왔다. 괜한 조바심에 불안했던 게 오히려 미안하다'며 인사를 할 때는 보람을 느끼고 희망도 생긴다"고 말했다.

택시업계에 장애인 진출이 늘어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사납금 조정, 신차교체 문제와 외부적으로 개인택시면허 획득 등 차별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 사이에서 신규 개인택시 증차분의 일부를 장애인에게 할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전북지사 관계자는 "비장애인들의 편견과는 달리 장애인이 운전하는 택시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며 "더 많은 장애인 택시기사들이 개인택시 면허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은 물론 사회적 편견도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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