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꽃
개망초꽃
  • 전주일보
  • 승인 2024.07.14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개망초꽃 피었다

길가에 지천으로 피었다

혼자서는 싫다고 어깨를 기대고

서로 얼굴을 보며

하얗게 피었다

 

여름 끝자락에서 가을 초입까지 개망초꽃은 핀다

 

나도 한때는

외롭다는 핑계를 대며 네게

은근히 기댔다

네가 나를 받아주는 동안 우리는

이었다

 

개망초꽃 지는

어느 가을날

소매 끝에 찬바람 기어들더니 너도

개망초꽃처럼 지더라

 

개망초꽃은 흐린 날에도 색이 계란 노른자처럼 선명하여 계란꽃이라고도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망초는 예전에 철도를 건설할 때 사용되는 침목을 미국에서 수입해 오는 과정에서 침목에 묻어온 것이라고 한다.

철도가 놓인 곳을 따라 흰색 꽃이 핀 것을 보고 일본이 조선을 망하게 하려고 이 꽃의 씨를 전국에 뿌려망국초라로 불렀다. 그 후망국초를 나쁜 꽃이라 하여개망초라고 불렀다. 개망초는 일반적으로 두해살이 또는 한해살이풀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바깥쪽의 흰 꽃은 암꽃이고 노란색의 꽃은 짝꽃이라고 한다.

작고 무심한 듯한 식물이지만, 그 뒤에는 풍요로운 역사와 의미가 숨겨져 있다. 개망초는 자연과 직접적인 연결을 상징한다. 6~8월 사이에 피는 개망초를 보면 우리는 자연과의 조화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겨울을 견디며 기다리는 기운을 상징한다.

우리 삶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품는 순간들을 증명한다. 작고 미약해 보이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고 번식해 우리에게 겸손과 강인함을 가르쳐준다. 끊임없이 노력하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교훈적인 꽃이다.

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피고 지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삶의 순환과 변화를 상기시킨다. 삶의 어떤 상황이든 변화는 불가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작은 꽃개망초꽃을 통해 자연과의 연결, 희망과 기다림, 겸손과 강인함, 그리고 생명의 순환을 느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