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初伏), 물폭탄 그리고 거부권(재의결 요구)
초복(初伏), 물폭탄 그리고 거부권(재의결 요구)
  • 전주일보
  • 승인 2024.07.14 1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요일 아침에
김규원/편집고문
김규원/편집고문

15일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 날이다. 우리나라의 초복 날은 본격 더위를 맞이하면서 보양식을 먹어 체력을 보충하여 현명하게 더위를 견디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다. 과거에는 초복을 명절의 하나로 삼아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는 날이었다.

삼국시대부터 더위로 인해 기력이 떨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보양식을 챙겨 먹는 풍습이 있었다. 초복날 먹는 음식으로는 닭고기와 함께 인삼 대추 등을 넣어 삶아 먹는 삼계탕이 대표적이었다. 요즘은 영양가 높고 맛있는 음식이 개발되어 인기를 누린다고 한다.

초복날 봄 보신을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이 습하고 더운 시기에 폭우 피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걱정한다. 일부는 주택이 침수되어 어려움을 겪는가 하면 어렵게 자리잡은 농작물과 시설들을 한꺼번에 잃고 망연자실해 있다.

전북도 익산, 군산, 완주 등 지역이 특히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피해상황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20일까지 피해 상황을 집계한다는 방침이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서 앞으로도 피해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농경지 1,000ha와 주택 167채 침수, 유실되는 등 막대한 피해 속에 지자체와 주민들이 우선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자체 피해 주민들은 자치단체의 무성의한 지원과 복구 자세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이번 집중호우로 군산에는 시간당 13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절개지가 붕괴되고 토사가 유출됐다지난해 무너졌던 경사면이 올해 또 무너졌는데 군산시의 대응이 안일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 도내에서 한 시간에 최대 146mm의 장맛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소하천이 범람하여 주택·농작물 침수 등의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시도 때도 없이 내려 소하천 범람이 잦은 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상청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권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제주를 비롯한 전남, 경남 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여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장맛비는 앞으로도 계속 전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비를 퍼붓는다는 예보이고 갈수록 많은 비에 피해는 늘어 갈 전망이다. 이런데도 정부나 자치단체는 원론적인 대책만 반복할 뿐, 내놓는 대책도 후속 조치도 눈에 드는 게 없다.

잇단 비에 밥상물가도 폭등을 거듭한다는 소식이다. 특히 여름철에 소비가 많은 상추와 쑥갓 등 채소류가 곳곳에서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등 생산량이 급격하게 줄어 가격이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서민들의 여름 식탁에도 수해가 닥친 형국이다.

이처럼 집중호우가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퍼부어 많은 피해가 나고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정부의 현황브리핑이나 대응책 등 국민에 필요한 정보는 태부족이다. 지역별로 수해 우려 지역에 대한 대응 등 정부의 세심한 안내와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1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범국민대회에 참석하여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야권은 시민단체와 함께 연 거부권 거부 범국민대회에서 진상규명과 대통령의 협조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 1만여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은 3,000여 명)채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 개혁입법 즉각 수용등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부터 새문안 교회 인근까지 260m 구간 4개 차로를 가득 메웠다.

이날 시민단체와 야당 등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15번째 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을 고민하는 척조차 하지 않고 거부했다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자백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마저 내동댕이쳤다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특검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국민을 거역하는 대통령을 국민이 심판하자고 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 탄핵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보니 '탄핵 열차'에 가속도가 붙었다이 뜨거운 아스팔트에서 하시는 여러분의 고생이 아스팔트가 차가워지기 전 끝날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에도 국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 특검법 찬성을 거듭 압박할 계획이다. 현재 동향으로 보아 특검법 재의결을 추진해도 국민의힘에서 8명이 이탈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통과는 회의적 전망이다.

특검법 재표결에 대한 시한은 정해있지 않으므로 야당은 국민의힘 대표선출 전당대회 이후에 시행할 예정이고 일러도 이달 25일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은 상설특검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야당은 상설 특검후보 추천 위원 7명 중 여야가 각각 2명씩을 추천하도록 정한 규칙을 운영위원회에서 수정할 모양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4명 모두를 추천하도록 운영위원회에서 국회 규칙을 고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과거에 국민의힘이 했던 일을 되갚는 일에 불과하다며 뜻을 관철할 움직임이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와 거대 야당의 힘이 맞붙은 국회 풍경이 점입가경으로 재미있게 돌아갈 모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