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 □의원입니다
나는 ○○○ □의원입니다
  • 신영배
  • 승인 2024.07.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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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
김정기 (사)천년전주한지포럼 대표

“치열했지요. 결선투표에서 2등 한 후보가 뒤집었으니까요.” “모르겠어요. 소설이 많네요.” 지난 6월 전북도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 도의원들 뒷담이다. 오늘로써 지방의회 후반기 원이 시작된 지 열흘째. 도의회와 같이 도내 시군의회에서도 의장을 뽑고 각 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김관영 지사와 문승우 의장이 둘 다 군산이잖아요. 잘할 거에요.” “한 분은 민주당 정통, 한 분은 군산에서 입지가∼. 두 분이 같지 않아요.” 기자들 분석이 엇갈린다. 듣는 이 입장에서는 향후 전북 도정이 어디로 향할지 흥미로운 부분이다.

광역의회인 전북도의회 의원 40명. 전주시의회 35명, 익산 25명, 군산 23명, 정읍 17명, 김제 13명, 남원 16명, 완주 11명, 부안·고창 10명, 임실·순창 8명, 진안·무주·장수 7명으로 14개 시군에 197명의 기초의원이 있다. 전북도와 각 시·군 전체 237명의 의원들이 전북자치도와 시군 살림을 ’심의‘하고 ’조례‘를 만들고 있다.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구성되는 세비는 지난해 광역의회인 도의원이 5,657만 원을 받았다. 기초의회는 시·군의회별로 다르다. 가장 많이 받은 전주시가 4,510만 원, 가장 적은 부안군이 3,384만 원 등이다. 고액 월급장이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소득이 적은 분들 편에서는 작은 세비가 아니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 재출범 때에는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지방자치제 없는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1990년 10월,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지방자치제 전면 도입과 내각제 반대‘ 단식을 시작했다. 13일간의 단식 농성. 원내 투쟁도 병행한 끝에 노태우 정권으로부터 지방자치를 끌어냈다. 1991년 3월 26일 제4대 지방자치 의회가 부활 되었다. 1952년부터 1960년, 3대까지 활동했던 지방자치는 박정희의 5.16쿠데타로 중단되었다. 30년 만에 복원이었다. 

지방의회의 권한은 크게 입법과 재정 그리고 행정에 관한 사무감사, 조사다. 입법은 보통 국회의 법률제정권보다는 작은, 지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조례제정‘, 개·폐지 권한이 있다. 재정은 지자체 살림을 ’심의‘하고 ’확정‘하게 된다. 서구 선진국 의회와는 달리 우리 국회에는 예산편성권이 없다. 지방의회도 같다. 오로지 정부에만 있다.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중앙 정부와 의회 사이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지역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혹자는 말한다. “견제와 균형의 정치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독점화에 대한 문제다.” 정치가 크든 작든 민주주의에는 절대적으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전북도는 지난해 ’이차전지특화단지‘, 올해 이달에는 ’기회발전특구‘ 지정까지 큰 성과를 냈다. 또 김관형 도지사 2년 동안 총 12조8천여억 원의 기업을 유치하고, 고용인원 1만3,695명의 투자를 끌어냈다. 민선 7기 송하진 도정보다 투자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되고, 고용인원도 민선 7기 6,526명에서 민선 8기 들어 연평균 6,848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도민들은 “지난달에도 전북도에 유입보다 유출된 인구가 300여 명이 많다.” 뉴스에 실망한다. 지난해 여름 ’세계잼버리대회 파행‘과 ’2024년전북예산 전국 꼴찌‘를 기억한다.

전주시도 매한가지. 방송에서 ’개발의 아이콘‘이라 명명했던 우범기 시장도 소상공인 지원 확대와 문화예술에 투자를 거듭 밝혀도 시민들 반응은 냉랭하다. 전주천·모악산·충경로·백제로·덕진공원·대한방직 터 등 어느 사업 하나 따뜻한 지지를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시민단체들은 지난 4일 “2년간 전주시정이 폭탄예산과는 거리가 먼 독선과 불통이었다.” 발표했다.

지난 2년 지방정부에는 “제 탓이오∼”가 없다. 오로지 <알아주세요-독주>만이 있을 뿐이다. 이럴 때, 비판과 견제는 지방의회 존재감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견제와 균형에는 각고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의회에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의원 개개인의 일당백 노력이 필요하다. 도지사를 보필하는 공무원 수천 명. 시장·군수도 최하 수백이다. 반면 도·시군의회 수십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이다. 지방의회에도 조례제정과 예산 심의권이 있다. 국회에는 국회도서관이 있어 중요한 자료를 찾으려 상시출근한다는 지식인도 여럿 봐왔다. 생각한다. 전북도의회에서 설립한 대한민국 방언·문화 수장고 ’사투리도서관‘. 지방의회에서는 지역의 기후·문화·식생을 연구하는, 가칭 정읍·고창 ’황토연구소‘ ’무진장 고원연구소‘ 등을 통해 시군의회 정책공유 한번 시도해 봄 직하다.

제12대 지방의회 후반기. ○○○ □의원. 어려울 때, 집단의 익명성에 숨어가는 무명씨 의원은 결코 아니다. 자기 얼굴을 가진 아무개 도의원, 홍길동 시·군의원을 기대한다. 의원 한분 한분이 바로 우리다.

 

#김정기(前 KBS전주 편성제작국장). KBS PD. 1994년 다큐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시작으로 ‘지역문화’와 ‘한민족 디아스포라’에 관심이 많다. 3.1절 기획 ‘무주촌 사람들’ ‘키르기즈 아리랑’. ‘한지’ ‘’백제의 노래‘ 등 30여 편의 다큐멘터리와 ’아침마당‘ ’6시내고향‘ 등 TV교양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금은 오로지 전북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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