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함께 찾아온 분노의 시간
장마와 함께 찾아온 분노의 시간
  • 전주일보
  • 승인 2024.06.3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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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규원/ 편집고문
김규원/ 편집고문

본격 장마가 시작되어 전국이 장마권에 들었다. 전북지역에도 제법 많은 비가 내렸고 한 때 산사태 주의보도 나왔다. 전국적으로 시간당 30~50mm, 제주엔 시간당 80mm 비가 내렸다. 제주에는 200mm 이상, 남부지역에는 100mm 이상 내렸다는 뉴스다.

이로 인해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됐고, 전남과 부산 등에는 한때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로 따뜻한 수증기가 유입되는 가운데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이 가세해 '물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30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다가 오후부터 차차 약해져 비가 그칠 것이라는 예보다. 장마전선은 점차 제주도 부근 해상으로 남하하겠지만, 이번 주 내내 장마전선이 오르내리며 전국에 돌풍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장마가 시작되는 즈음에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이 전국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김 전 의장이 조찬기도회 후에 윤 대통령을 만났던 때에 이태원 참사 관련 불순세력이 이태원 참사를 유도한 것이라는 의심을 하더라는 것이다.

김 전 의장은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는 내용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박홍근 의원은 두 사람이 만나서 나눴다는 김 전 의장의 말을 메모해 두었던 내용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2022125일 국가조찬기도회에 두 분(윤 대통령과 김 전 의장)이 함께 참석한 후 오전 915분 경부터 30~35분가량 따로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으로, 내가 김 전 의장으로부터 전해 들어 메모한 대로 옮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다.

한겨레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당시 윤 대통령은 동남아 식당이 조금 있는 이태원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 제이티비시(JTBC) 등 좌파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다라고 말했다.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으로 갖고 있다사건의 의혹을 먼저 규명하지 않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키면 혹시 나중에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좌파 주장에 말리는 꼴이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극우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는 토끼 머리띠’ ‘각시탈을 쓴 이들이나 민주노총이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각종 음모론을 제기했으나, 이후 경찰 등의 수사에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보는 시각이 극우 유튜버의 시각과 별로 다르지 않았음을 말한다.

이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 큰 반향이 일었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정말 그렇게 말했는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국민 앞에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접하고 좌익세력의 공작을 의심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사실이라면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국회 법사위원회 채상병특검법입법 청문회에 나온 이종섭 전 국방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차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청문회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야당은 사건의 몸통인 그들이 증인 선서를 하지 않은 건 스스로 범인임을 자백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날 청문회에 나온 증인들은 공수처 수사 중이라는 구실로 곤란한 증언을 거부하거나 모른다라는 대답으로 얼버무려 국회의 입법 활동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 뻔뻔하고 능글맞아보이는 그들에게 국회의원이나 국회는 그저 귀찮은 존재인 듯 보였다.

최근 언론장악을 위해 갖가지 수단을 발휘하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가 추진 중이다, 28일에는 2명 뿐인 방통위가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임원 선임 계획을 의결하는 등 불법 수단을 자행했다.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도 국회가 탄핵안 표결 직전에 사퇴하여 새 방통위원장 김홍일이 임명되었는 데 그 전통을 이어가려는 한심한 방송장악 수단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이 나라 역사에 없던 수단과 방법을 자행하는 걸 부끄럽지 않게 여기는 정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이 시작된 지 열흘 만에 청원에 동의 의사를 표현한 국민이 7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전 10688,277명이 동의했고 접속대기 인원은 8,000명을 넘었다.

이 청원은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에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한 점 등을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청원 제기 이유로 설명했다. 지난 23일 이미 참여자 5만 명을 돌파하여 답변 요건을 충족했고 김진표 의장 회고록 내용이 알려지면서 서명자가 급증했다.

위에 열거한 사건들처럼 무엇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일이 없고 총선을 통해 국민이 꾸짖어도 전혀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국민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사건건 상식으로 이해하기 곤란한 진행으로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무개념 정부다.

독재 시대에도 짐짓 국민 앞에 이해라도 구하려 했었다. 지금 국민의 심정은 청원의 내용처럼 탄핵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바라는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여당이라도 변해야 하는데 초록이 동색(同色)이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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