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산업 환경에 스러지는 목숨들
부실한 산업 환경에 스러지는 목숨들
  • 전주일보
  • 승인 2024.06.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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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며 자화자찬하는 글과 영상이 차고 넘친다. 총소득 금액 수치는 분명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도 이 나라에는 목숨을 담보로 하루하루 벌어야 먹고 사는 이들이 일거리를 찾아 전전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화성시에 소재한 리튬 1차 전지를 생산하는 아리셀공장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22명이 죽고 8명이 부상하고 1명은 실종 상태다. 사망자는 한국인 2명과 외국인(중국18, 라오스 1, 국적미상 1)20명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당한 이들은 상시근로자가 아닌 일용직 근로자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즉시 현장 진화에 나서지 못한 것도 리튬 배터리가 연쇄 폭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위험한 일에 일용근로자들을 배치한 게 사고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안전하지 않은 작업환경이 전국 도처에 죽음의 함정을 파고 도사리고 있다. 최근 도내에서도 19살 젊은 노동자(A)가 작업하다가 사망했다. A군은 지난 16일 오전 922분께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에서 3층 설비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A군은 혼자 작업을 하러 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21조 작업이 원칙인데 혼자 작업하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수첩에 2024년 목표로 남에 대한 애기 함부로 하지 않기’,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등 개인적인 목표와 직장에서 목표, 인생 설계에 이르기까지 목표를 설정하고 있었던 것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민주노총은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망한 노동자가 2022644, 2023년에 598명에 이르고 있다이중에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로 판단한 것이 510(전북 18)인데 노동부가 사업주를 처벌하겠다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이 102(전북 5) 밖에 되지 않다고 꼬집었다.

산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은 법전 속에 잠들어 있고 작업 현장은 상시 위험에 노출되어 툭하면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사업주는 안전보다 수익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사고가 터지면 수습(?)하면 그만인 환경은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

부자들을 위해 세금을 깎아주려 애쓰는 정부, 그렇게 보호받는 부자가 되기 위해 노동자의 희생 따위는 안중에 없는 사업주, 몸으로 때우며 목숨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의 불협화음이 넘치는 대한민국이다. 아직도 위험한 현장에서 목숨을 거는 이들을 지킬 바른 권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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