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마을과 학생 성장 잇는다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 마을과 학생 성장 잇는다
  • 신상민 기자
  • 승인 2024.10.2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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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진 전주삼천남초등학교 교장, 바람직한 학교의 미래를 묻는다
- 아이들 자존감 높이기 위한 다양한 학교 환경 프로그램 등 운영
- 힉생 재능 키우고 나누며 영화산책·벽화그리기 등 지역민과 함께
김 진 전주삼천남초 교장
김 진 전주삼천남초 교장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 속에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부모, 학교, 이웃이 모두 힘을 합쳐 교육하고 양육하고 키워나간다는 의미로 아이를 대하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은 신이 보내준 가장 소중한 선물이고, 그 선물을 잘 키워내기 위해선 사회전체의 전폭적인 도움과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공존, 즉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의 역할과 의미가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꿈꾸며 행동하는 교육에 나서고 있는 전주삼천남초등학교 김 진 교장을 만나, 바람직한 학교의 미래를 들어본다. /편집자

학생들과 함께하는 벽화 그리기
학생들과 함께하는 벽화 그리기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꿈꾸는 전주삼천남초 김 진 교장 

지난 3월 1일 전주삼천남초등학교에 부임한 김 진 교장.

김 진 교장은 학교와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과의 공감을 중요시하는 교육에 힘을 쏟는다.

특히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통해 '온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자와 만난 김 교장은 부임 첫날 사과와 오렌지를 준비해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강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무엇이 흘러나오느냐가 정해지는데 지금 시기는 살아가면서 필요한 마음을 저축하는 시기라며 친절, 배려, 존중 같은 좋은 가치들을 채워야한다고 설명했다.

그 후 2,3달 동안 학교와 아이들을 살폈다. 교육 환경은 제3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했기에 현재 어떤 환경이 필요할지 보기 위해서다. 

아이들은 핸드폰에 많이 노출돼있었고 실내 환경이 30년 전 초창기 모습 그대로라 거칠었다. 복지중점학교인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도 많았다. 

이에 ‘자존감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 

가정환경이 어려워도 높은 자존감이 있으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학교 환경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고민했고 간접적으로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고 느꼈다.

먼저 아이들이 시멘트바닥에 엎드려서 노는 것을 보고 실내 같은 현관을 만들었고 수시로 아이들이 드나드는 1층에 책을 두고 책을 계속 접하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이 점점 지나치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 복지 중점 학교라 복지실을 자주 드나들다보니 복지실을 식물을 이용해 따뜻하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학교 곳곳에 ‘고마워, 잘했어’등의 말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단어를 간접적으로 매일 접하게 만들었다.

책읽는 학교 만들기
책읽는 학교 만들기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만든다

그는 '아이는 마을이 함께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학교와 아이들, 그리고 지역을 연결하고 싶었다.

지역민들이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친절하게 말걸어주는, 지역민들도 함께 아이들을 바라보 끈끈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 교장이 먼저 나섰다. 

영화산책을 계획한 이유도 아이를 함께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학부모도 벽화그리기에 동참 했는데, 직접 참여하니 뿌듯해하고 학교에 애정이 생긴다며 즐겁게 학교에 오는게 느껴졌다.

그는 "힘든 환경의 아이들일수록 미래에 기댈 수 있고 꿈을 이루는데 사다리 같은 큰 역할을 하는게 교육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그 교육의 기초에 책읽기가 있으며 책장을 넘기면서 손과 눈으로 직접 읽는 것은 핸드폰으로 읽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책읽어주는 교장실'을 학년별로 요일과 시간을 정해서 운영중이다.

처음에는 집중을 잘 못하던 아이들도 집중을 하게 됐다. 꾸준히 책을 읽고 책에 대한 토론과 생각 나누기를 하며 생각을 확장시키는 시간으로 만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1학기와 2학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휴대폰을 보며 등교하던 아이들이 책을 보기 시작했고, 현관 독서 공간이 활성화 됐다.

김 진 교장은 최근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줄어 농촌지역이나 구도심에 위치한 학교들의 어려움에 대해 "학교가 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예술은 삶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고 그 역할을 해주는게 학교"라며 "예술을 통해서 나누는 것이 지역과 학교를 함께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처음 교장을 맡은 김제의 봉남초등학교도 폐교 위기 학교라 염려했지만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고 오케스트라를 꾸렸다. 

특수 학급 아이들도 함께해 공연했는데 튀는 소리가 나더라도 이해를 바란다며 양해를 구한 후 공연을 시작했다. 관객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며 그때 문화·예술이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 크다는 것을 알게됐다.

또한 학교에 대한 관심이 끊어지지 않게 생활광장, 맨발걷기 등 지역 주민들도 늘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학생 자존감 높이는 칭찬고래 거울
학생 자존감 높이는 칭찬고래 거울

△학교와 함께 공부하는 마을을 만든다

김 진 교장은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아이들을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한 교육과정과 함께 섞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요양센터나 주간보호센터에 가서 재능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거나 학교에 있는 사물놀이 동아리가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다.

또 교육과 학력신장의 기초는 독서이기 때문에 독서 활동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책에서 배운것과 삶이 연계되는 교육과정을 추진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과 함께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년별로 마을과 교육과정을 연계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뽑아서 진행할 예정이다. 

학교 안에서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마을에서도 공부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고싶다며 대화를 마쳤다.

한편 김 진 교장은 지난 1987년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직에 입문해 전주시 등 8개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으며 임실과 익산교육청에서 장학사와 교육연구사, 전북교육청에서 장학사를 역임했다. 이어 김제 봉남초에서 4년간 교장을 역임하고 전북교육연수원 운영부장을 거쳐 지난 3월 전주삼천남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지난 2023년 제27회 전북교육대상 대상을 비롯 장관상 등을 받았으며 전북도교육청 기초학력대책 심의위원 등 전북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전북 및 타시도 교육전문직원 및 일반직 평가 및 면접위원도 역임한 교육전문가다. 

/신상민 기자

김 진 교장
김 진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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