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에서 박서진 열풍이 뜨겁다. 박서진은 장구를 들고나와 신들린 사람처럼 장구를 친다. 어려서부터 품바노래로 익혀온 솜씨라 몸과 장구가 한 몸으로 논다. 박서진이 가는 곳에는 수많은 팬이 북새통을 이룬다. 그가 공연하면 금방 표가 매진되어 버린다. 방송국에서도 박서진을 출연시키면 시청률이 솟구치므로 어떻게든지 박서진을 출연시키려 안간힘을 쓴다.
혜성처럼 나타난 박서진의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트로트계의 지지부진한 행태에 있다. 뻣뻣이 서서 곡만 틀리지 않게 부르면 점수가 잘 나오는 행태에 시청자들이 식상한 때문일 것이다. 모 방속국에서 실시했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서 신나고 즐거운 이벤트를 곁들인 사람들은 거의 탈락했다.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주었으니 가산점을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점수가 깎인 것이다. 어떻게든지 곡을 틀리지 않게만 부르면 재미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높은 점수를 얻게 되는 것이다.
박서진도 이러한 풍조에 밀려 중도 탈락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우승을 한 사람보다 탈락한 박서진에게 시청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장구를 신나게 두들겨 대는 그에게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무언가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 박서진은 가요계의 샛별이다. 누구나 그의 시원한 공연에 박수를 친다. 그는 거침없이 행보한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무엇 하나 시원한 것이 없이 답답하기만 한 세상에서 숨 막힐 듯이 살아온 사람들에게 장구를 들고나와 텅텅 두들기면서 막힌 가슴을 뻥 뚫어놓은 것이다. 그의 노래와 장구 소리를 통하여 자기의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자 한 것이다.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그는 돈을 벌면 불우한 사람들을 위하여 아낌없이 쓴다. 자신은 옷도 전에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나오면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을 만나면 무작정 돕는다. 이것은 억지로 되지 않는다. 타고난 천성이 고와야 한다. 그는 착한 사람이다. 사람들은 똑똑하고 잘난 사람보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을 좋아한다. 그것이 박서진에게는 있다. 이것은 그의 특징이다. 인기의 한 줄기이기도 하다.
그는 장구를 잘 친다. 장구와 트로트를 접목하여 신나는 연주와 노래를 한다. 미스트롯과 미스터 트롯에서 고득점자가 보여준 바르게 서서 노래에만 열중하는 자세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 신나고 흥겹도록 장구를 두들겨 댔다. 그것이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두들겼다. 그가 치는 장구가락이 시청자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나는 박서진의 장구 솜씨와 노래에 푹 빠졌다. 그는 태풍의 기세로 가요계, 특히 트로트계를 휘젓고 있다. 그가 가는 곳에 트로트 팬들이 있다. 박서진 팬들은 노란 옷을 입고 모여든다. 노란색은 풍년을 뜻하고 넉넉하고 풍족함을 상징한다. 그가 노래를 부르면 팬들도 따라서 한다. “지나야, 지나야. 내가 너를 사랑했나 봐!” 박서진 팬들은 박서진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부르는 노랫소리는 힘이 있다. 그 무엇도 뚫고 나갈 힘이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판이 힘이 없다. 무엇 하나 국민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 거리에 나붙어 있는 정치 플래카드는 하나같이 상대방 정당의 흠을 알리는 문구다. 자기 당의 정책을 알리는 문구는 하나도 없다. 박서진의 트로트 힘을 정치판까지 몰고 가서 국력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
박서진의 등장을 보면서 공든 탑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려서부터 각설이를 하면서 장터를 누볐던 그 수고가 어느 정점에 이르러 터져 나온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성공의 길이요 정당한 방법이다. 결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서 틀에 넣어 만들어진 성공이 아니다. 그들은 내가 이러려고 그렇게 고생했느냐고 반발한다. 스스로 쌓아온 탑이 아니라 부모의 성화로 쌓은 탑이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발을 담그고 스스로 기능을 키워온 사람은 굳건한 기반이 있어 무너지지 않는다. 성공을 원하는 자는 박서진의 성공을 눈여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