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점점 미쳐 돌아가고 있다. 아니, 세상이 미치는 게 아니라 그 막무가내 집단의 생각과 말, 행동이 광기에 휩쓸리고 있다. 그리고 마술피리 소리를 따라가는 쥐들처럼 그 불결한 흐름에 박자를 맞추는 이들이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지난주 가장 괘씸한 사건은 일본 대사관의 방자한 행동이었다. 문 대통령 내외 이름으로 각국 대사관과 주한 외국 관계자. 언론사 등에 설말 선물을 보냈는데, 일본 대사관이 선물 상자에 독도로 추정되는 그림이 그려있다는 이유로 선물을 반송했다고 한다.
아직도 독도에 미련을 두고 끝까지 저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이다. 학생들의 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쓰는가 하면 ‘죽도의 날’까지 만들어 기념식을 하면서 야욕을 숨기지 않는다. 그들의 광기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진행형이다.
건방진 그들에 하늘도 무심치 않았던지 규슈 지역에 진도 6.6 강진이 발생해 상당한 피해를 냈다. 일본엔 앞으로 2, 3일 동안 강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예보도 나왔다. 언제든 바다 밑에 가라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일본 땅이다.
또 최근에는 조선인들을 끌어다가 강제노역으로 파 들어간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려 광분하고 있다.
그들은 이 나라를 강점하여 수탈한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아직도 추억을 곱씹으며 기회를 노리는 교활한 늑대다. 그 일본과 거리를 두고 있는 정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대통령이 되면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대통령 후보가 있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그 집단은 아직도 일본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면서 배워야 할 어른의 나라라고 칭송한다. 언제든 허점이 보이면 뚫고 들어올 듯 호시탐탐 노리며 만만해 지면 덮치려는 그들이다. 진정 가장 위험한 적성국을 꼽으라면 일본이다.
그들의 바다를 넓히려는 야욕으로 터무니없이 독도를 노리는 강도 집단이다. 임진 정유년의 침략과 36년의 침탈에 대해 일언반구 사과조차 하지 않은 악랄한 그들을 추종하는 자들이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를 긴장하게 한 목소리, 김건희라던가? 국힘 윤석열 후보의 부인인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서울의 소리)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거야 아마. (열린공감TV) 거기는 이제,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경찰들이 알아서 입건해요. 그게 무서운 거지.”
숫제 ‘내가 정권 잡으면 …’이란다. 무서운 말이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권력을 잡는 건 김건희 씨라는 말이다.
곳곳에 허위 이력서를 내서 대학강단 경력을 만들어 낸 솜씨, 쥴리, 동거설 등 지난 시절의 소문들과 계류 중인 주가 관련 문제, 어머니 최 씨와 관련한 또 다른 사건 등 검찰의 뒷배가 없었더라면 감당하지 못했을 그녀가 ‘정권’을 손에 거머쥔 듯 큰 소리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 현란한 솜씨로 이 나라를 공깃돌 갖고 놀 듯 흔들겠다는 말인가? 김건희 씨의 발언은 표현의 자유 탄압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동안 현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윤석열 후보는 부인의 이런 발언에 대해 단순한 실수라고 감싸고 나설지 궁금하다. 그뿐만 아니다. “(제보할 게 있으면) 내가 (연락처를) 보내줄 테니까 거기다 해. 내가 한동훈이한테 전달하라고 할게. 몰래 해야지. 말조심해야 돼. 어디 가서 절대 조심해야 돼.”라고 한동훈 검사장을 만만한 애들을 두고 말하듯 했다.
이 내용 역시 김건희 씨와 한동훈 검사장, 윤석열 후보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한동훈 검사장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일 때 최측근이었다지만, ‘한동훈이’라니 남편의 부하면 내 부하라는 잘난 사단장 사모님의 태도와 닮았다.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김건희 씨의 발언은 두 사람이 매우 가까운 사이일 뿐 아니라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협력 내지 공조하는 관계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결정문에는 2020년 검언유착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한동훈 검사장과 김건희 씨가 4개월 동안 9차례 통화하고, 3개월간 332차례 카톡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온다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밝혔다.
특수한 조직인 검찰 내부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느낌이 엿보이는 김건희 씨가 청와대에 들어간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면 진정 머리가 쭈뼛하게 선다. 이번에 7시간 통화 내용이 여러 매체를 통해 잇따라 터지자 김건희 팬클럽에 지난 18일 1만8,000명 회원이 가입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수만 명에 달한다는 기사도 있었다.
과연 미친 세상이다. 초록이 동색(同色)이라고 그 부류의 사람들이 팬카페에 가입했겠지만, 이게 도대체 가당한 일인지 억장이 막혀 할 말을 잊는다. 극단적인 생각에서 나라가 아무렇게 되어도 내가 사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그저 이질적인 집단에 가담하는 재미를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마지막 화제는 국민의힘 홍준표 씨의 ‘면후흑심(面厚黑心)’이다. 홍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과의 대화 ‘청문홍답’ 질문에 답하면서 윤 후보를 두고 한 말이다. ‘얼굴이 두껍고 마음이 검다.’는 이 말은 중국의 역대 제왕들 가운데 얼굴이 성벽만큼이나 두껍고 마음은 숯처럼 검은 사람이 성공했다는 분석에서 나온 말이다.
성공한 제왕들은 무안한 일에도 얼굴색조차 변하지 않고 마음을 숨겨 노리는 바를 이뤄냈음을 지적한 사자성어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정치인을 비꼬는 용어가 되었는데, 홍준표 씨가 이재명 후보에게도 했던 말이다.
홍 씨의 이 한마디가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원팀’을 확실하게 끝장낸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윤핵관 측의 반응을 보면 홍 씨에 대한 미련은 버린 듯하다. 하기야 또 여론이 궁지에 몰리면 어떤 이합집산(離合集散)이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