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하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이 정부 들어서면서 다시 수도권 집중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추세를 따라 기업들도 수도권에 더욱 몰려들고 그러다 보니 전력 부족 현상까지 초래하여 지방의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가는 모양이다.
최근 전남북 지역에서 송전탑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이유도 수도권에 부족한 전력을 끌어가려는 데서 비롯한 문제다. 이들 지역의 태양광 발전 전력과 풍력발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가는 송전선로는 선로 인근 주민의 희생이 뒤따르는 일이다.
거기에 영광 원자력발전소 1, 2호기 발전기 수명이 내년에 끝나는데 그 수명을 10년 연장할 계획을 세워 해당 전력을 끌어가는 계획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계획 모두 전북에 송전탑을 세워 전력을 보낸다고 한다.
지난 18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재생에너지 송전선로 패러다임 전환과 주민 수용성 확대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과 토론회가 열렸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수도권에 전기를 보낼 게 아니라 전력이 필요한 기업을 새만금에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안호영, 윤준병, 박희승 국회의원, 유남희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전북과 전남 일원에서 말썽난 이 같은 문제를 열거하면서 전면적인 전력망 구축계획 재검토를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곳곳서 말썽난 송전선로 문제는 단순히 인프라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서 중앙집중형 에너지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래 에너지 정책은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은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기업의 지방 이전을 촉진할 산업 분권 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기조차 부족한 수도권에 대규모 공장을 짓겠다며 지방 주민들 반발을 무릅 쓴 채 폐로 직전인 원자력발전소 수명을 연장한다거나, 수백 기에 달하는 초고압 철탑을 곳곳에 건설해 농어촌 풍력과 태양광까지 싹 쓸어가는 수도권 중심 정책은 그만두라는 것이다.
타당하고 올바른 제안이다. 지방 전력을 끌어모아 수도권으로 보내는 비용이면 값싼 새만금 부지에 공장을 옮겨 짓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주민피해까지 막을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인 셈이다.
더구나 장거리 송전으로 인한 전력손실 또한 줄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지 싶다. 막대한 비용을 이렇게 낭비하는 구상을 하고 있으니 한국수력원자력 회사가 매년 적자를 내는 건 아닌지 묻는다.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도권에 집중하는 정책으로 지역 편중을 가속하고 지방 발전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정책은 제발 중지해야 한다. 합리적인 방법을 두고 어리석은 길을 택하는 잘못은 이제 그만하자. 이 정부의 잘못은 지금까지 만으로도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