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5일 김건희 특검법안을 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처리했다.
이날 여야 의원 8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야당은 전원 찬성(5)표를, 여당은 전원 반대(3)표를 던졌다. 이에 여당은 야당이 대통령 탄핵을 목적으로 김 여사를 겨냥한 '표적수사 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했다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승원 소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통과된 특검법은 기존 특검 수사대상에서 김 여사의 국정개입과 인사개입 의혹, 일가 및 대통령실이 창원 국가산단 지정 등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에게 국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국정농단 의혹 사건 등이 추가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이란 것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제도이고, 국민적의혹이 정말 증폭되고 범죄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은 결국 과거와 같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라며 “김 여사 특검법은 가장 전형적인 표적 수사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야당이 2차례나 김건희 특검법을 국회에서 처리하여 정부에 이송했지만.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 요구) 행사로 번번이 무산되었던 법안이다. 정부가 법안을 거부한 이유는 야당의 일방적인 의결로 통과한 법안이라는 이유였다.
그러니까 여당이 반대하여 표결에 불참한 법안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여당이나 정부의 맘에 들지 않는 법안에 줄곧 반대를 이어와 벌써 24번이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1호 법안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었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 국회다. 야당이 다수당인 것도 국민의 뜻이고 0.72%차이로 당선한 대통령도 국민의 뜻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이 야당에 힘을 실어준 건 대통령과 여당의 정치가 국민의 눈에 벗어났기 때문이다.
여당과 정부가 이처럼 야당의 의결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다. 여당 말대로 김 여사의 국정개입이나 정보유출 등에 걸릴 것이 없다면 특검에 응하면 된다. 법안이 못마땅하다면 여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내면 될 일이다.
법안에 독소조항 운운할 게 아니라는 말이다. 야당은 이 3번째 특검법을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이 준 권한을 대통령과 여당만 행사할 게 아니다. 국민이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 야당의 권한 행사도 인정해야 옳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보는 국민의 여론이 20% 이하로 내려가는 현실을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체가 국민의 뜻을 배신하는 일이다. 국민 여론도 특검을 원하고 있다. 왜 국민이 야당에 다수 의석을 주었는지 안다면 이에 승복하고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