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합류를 선언하면서 전북에서 더민주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는 등 극심한 지형변화가 예고된다.
특히 김 의원의 탈당에 일부 의원이 거취를 고민하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더민주의 독점적 지위는 사실상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관영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제19대 국회에서 초선으로서, 의정활동평가에서 야당 의원중 1위를 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고 보람 있는 일들도 많았다. 하지만 여야 가리지 않고 기득권 보호, 자신의 생각 고수, 상대방 배척 등의 문제가 있다"며 "특히 박근혜정권이 반민주적 행태를 일삼고 있음에도 제1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더민주를 비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이 보여 주었던 준엄한 명령은 비우고 내려놓아라, 하나로 합쳐라, 끊임없이 변하라, 불의와 타협하지 마라, 그리고 국민의 일상적 삶을 돌보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당에서 새로운 정치, 상식이 통하는 정치, 품격이 있는 정치를 통해 반드시 희망을 틔우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북 의원들의 추가 탈당 여부는 다른 의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안 나눠봤기 때문에 모르지만, 정치인들이 민심의 흐름을 거역하기는 어려울거라고 본다. 어쨌든 많은 전북 의원들이 상당한 고민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움직이지 않아 시·도의원도 움직이지 않고 있어, 전북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도가 비슷하게 나오는 그런 평가가 나오는데 사실 밑바닥을 보면 거대한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이 조만간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정가는 김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함에 따라 군산지역 일부 도의원 등 지방의원이 동반 탈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유성엽 의원에 이어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가 관계자는 "전통 제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기반인 전북 등 호남에서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결국, 호남을 대표하는 대선후보급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면서 "과거 선거에서처럼 불리한 판세를 한번에 바꿀 수 있는 유력한 정치인이 없다는 점이 의원들의 고민을 더욱 깊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호남민심은 정권교체에 대한 갈망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당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정동영 전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또 이같은 연유로 문재인 대표가 정동영 전 장관을 찾아 당 복귀를 요청하는가 하면 천정배, 박주선, 유성엽 등 신당 추진세력의 구애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정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구체화하면 전북지역 총선 구도는 일당독주에서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고주영·김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