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김건희·채상병 특검 등 거론 주목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회동이 오는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약 2년 만에 이뤄지는 만남이다.
영수회담은 약 1시간 동안 차담으로 진행된다. 오찬과 차담을 놓고 고심한 실무진의 결정이다.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차담이 여러 가지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대화를 나누는 데 더 유리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료 시각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가 길어진다면 1시간30분에서 2시간까지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배석 인원은 양측 각각 3명으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참석한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대변인이 함께한다.
영수회담 의제는 특별한 제한이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고물가 등 민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10 총선 공약이었던 민생회복 긴급조치를 대화 테이블에 주요한 의제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치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과 소상공인 이자부담 완화, 저금리 대환대출, 서민 금융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민생회복 긴급조치 이행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필수인데 민주당은 이를 위한 13조의 추경 편성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별개로 국회 통과 법안들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하며 윤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마저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도 압박했다.
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회담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천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다룰 수 있는지 묻자 "특정 의제를 제한하거나 어떤 의제는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 건 없었다"며 "실무협상 과정에서 언급했었다"고 답했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과 야당 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영수회담 의제에 대해 "이견이 큰 사안일수록 한발 물러서서 더욱 깊이 고민하고 국민의 의견을 묻고 먼저 민심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논의에 나서길 희망한다"며 "전례 없는 대내외적 위기 상황 등 시급한 국가적 과제들을 타개하기 위한 얽힌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낼 수 있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