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같은 모욕, 나라도 그랬을 것”
DJ, “이같은 모욕, 나라도 그랬을 것”
  • 오병환
  • 승인 2009.05.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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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이후 민주주의가 엄청난 후퇴”
김대중 전 대통령이 28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방문, 조문한 후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며 그간 참았던 슬픔과 분노를 쏟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다”며 그간 참았던 슬픔과 분노를 쏟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 조문을 하고 난 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이같이 개탄하면서 울분을 토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조문 뒤 “현 정부는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며 “제가 내일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정부가 반대해 못하게 됐다”고 정부를 향한 분노를 쏟아낸 것.

또한 김 전 대통령은 “지금 민주주의는 엄청나게 후퇴했고, 서민경제는 전례 없이 빈부격차가 강화된 어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남북관계 역시 초긴장상태에 있어 국민은 속수무책”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우리가 의지하던 한 분인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는 바로 우리의 이런 슬픔과 답답함과 절망과 같이 합쳐져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정치를 하고 따로였지만 북한에 같이 가서 정상회담을 여는 등 이런 관계를 생각하면 저는 이 자리가 상주의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치적 동지의 아쉬운 죽음을 애도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조문 뒤 민주당 지도부 및 장의위원회 위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은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며 국민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진 마음들이 앞으로의 민주주의, 좋은 경제, 남북관계화해 등에 기여할 것”이라는 서거의 의미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투신으로 생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좀 더 견뎌야지, 세상이란 것은 흐린 날도 있고 밝은 날도 있는데 당신처럼 용감한 사람이 못 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는 심정도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노 대통령이 겪은 치욕과 좌절, 슬픔을 생각하면 나라도 이러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해 자신의 역지사지적 심정을 토로하고 나섰다.

서울=오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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