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6일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3.5%p 하락한 23.2%로 지난 1월9일(2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8.2%p 상승한 69.4%를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부와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시민들의 추모행사에 대한 정부의 강경 기조가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12.3%p)과 전남·광주(▼11.5%p)에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고, 남성(▼9.9%p) 및 20대(▼13.9%p)에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긍정 평가가 9.6%p나 하락해 지지율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전주 대비 5.3%p 상승한 21%를 기록해 지난 1월7일(20%) 이후 처음으로 2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27.8%였다. 민주노동당은 6.9%, 자유선진당 4.6%, 친박연대 4.3%, 진보신당 4.2%, 창조한국당은 2.9%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일부 언론사가 보도한 김무성 의원과의 갈등설로 전주 대비 5.9%p 하락한 3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전주 대비 0.5%p 하락한 12.3%로 2위 자리를 지켰고,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이 2.7%p 상승한 8.3%를 기록해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6.8%로 손학규 전 지사(6.8%)와 공동 4위를 기록했고, 오세훈 서울시장(3.3%), 김문수 경기도지사(2.8%), 정세균 민주당 대표(2.6%)가 뒤를 이었다.
국회 의정활동 평가 결과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7.1%로 지난 조사 대비 0.6%p 하락했으며, '의정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85.4%로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지지층은 15.8%가 긍정평가를 내린 반면, 민주당은 4.1%로 지난주보다 1.7%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6일,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7%p, 응답률은 38.2%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