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가 노래기 회 쳐 먹겠다’라는 속담이 있다. 고약한 노린내가 나는 노래기를 회로 먹을 만큼 염치도 체면도 없이 행동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요즘 국민의 짐인지 국민의 힘인지 라는 정당이 벌이는 짓을 보면 딱 어울리는 말이지 싶다.
윤석열을 탄핵하고 나서 12명의 배신자를 색출하느니 뭐니 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국정 참여를 단속하더니 이번에는 이재명에게 권력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정치판을 더럽히고 있다. 탄핵 인용이 거의 확실시 되자 차기 대선에 이재명 당선을 막겠다는 몸부림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자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독재 권력을 쥐겠다고 친위쿠데타를 벌였다가 실패했다. 그랬으면 당연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용서를 빌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반성은커녕 직무 정지 대통령은 헌법 절차를 거부하는가 하면 당은 정권을 지켜보겠다고 발싸심이다.
이번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는 애당초 그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지난날 전두환이 하듯 야당을 때려잡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근소한 0.73% 차이로 당선한 뒤에 “이겼으면 됐다”라던 말에는 이미 이런 구상이 있었던 게 아닐까?
이런 행동은 그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증거다. 엊그제 국회 앞 여의도 광장을 가득 메웠던 성난 국민을 기억한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 다수당인 야당과 협조하여 안정된 모습을 보일 때다. 그리고 윤석열을 설득하여 더는 추태를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
이미 국민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지난날처럼 침소봉대하여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 해도 더는 속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뭔가 그럴싸한 포장으로 야당을 공격하여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하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착각일 뿐이다.
지지율이 10% 초반까지 내려가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버티는 대통령이나, 차가운 국민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여당의 행동을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여론은 국민의 생각을 나타내는 지표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정치처럼 한심한 건 없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만큼 잘못을 했으면, 그것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한 뒤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잘못해서 당이 망할 위기에 처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고 한다.
나라와 국민이 어떤 어려움에 봉착했는지 관심조차 없고 오로지 정권에만 관심을 쏟는 묵은 정치에 나라의 주인은 신물이 났다. 이번 내란 사태를 겪으며 국민이 보인 태도는 흔들림 없는 주인의식이었다. 현명한 국민을 속일 생각일랑 아예 치워야 한다.
국민은 저 앞 시대를 가고 있는데 정치는 한참 뒤를 따라가며 지난 시대의 구호를 외친다. 씨알도 먹히지 않을 짓이다. 그따위 야바위 같은 눈속임으로 질책을 면하려 하지만 어림없다. 그냥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자숙하며 처분을 기다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