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연말연시가 다가온다. 각종 모임과 한해를 마감하고 시작하는 시기여서 술자리가 자주 만들어진다. 이때, 자주 발생하는 사고가 음주 교통사고다. 기분 좋게 마셨으면 차를 두고 가든지 대리운전을 부르면 좋지만, 기어이 차를 운전해 가다가 사고를 낸다.
대부분 음주운전 사고를 내는 사람들은 여러 차례 음주운전 경력이 있다. 적발이 되지 않았거나 적발되어 처벌받고 간신히 면허를 재취득한 사람도 있다. 술 취한 기분에 자신 있다고 큰소리치며 핸들을 잡지만 그 만용에 타인의 생명이 희생되는 사실은 모르쇠다.
내 기분을 내다가 남의 가정을 풍비박산시키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취했다는 구실로 남에게 불행은 안기는 뻔뻔한 행동에 용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고 후 피해보상이랍시고 몇 푼을 내면 우물쭈물 뒷수습이 된다.
이런 불합리한 제도가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음주 후 행위에 대해 관대하다. ‘술 취한 개’라는 호칭도 술 먹고 저지르는 행위를 용서하느라 만들어진 말이다. 이런 음주 후 행위 용서 문화가 술에 취해 핸들을 잡게 만든다.
음주 단속에 적발되면 혈중 알콜 농도에 따라 징역이나 벌금을 물리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혈중 알콜 농도에 따라 사고 범위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단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무조건 징역형과 함께 운전면허를 영구 박탈하여 핸들을 잡지 못하게 정해야 한다.
아울러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벌금형 없이 누구나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면 술을 마시고 핸들을 잡지 않을 것이다. 음주운전으로 타인의 생명을 빼앗거나 장애를 입히고도 돈으로 해결하는 느슨한 법이 음주운전을 방조하는 셈이다.
전북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적발된 음주운전은 1만2,375건으로 하루 평균 11건 이상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는 1,439건으로 40명이 숨지고 2,32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여 40명이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은 음주운전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신세를 망친다는 인식이 뇌리에 박히면 취중에라도 만용을 부리지 못한다. 어떤 예외도 없이 면허 박탈과 실형을 선고한다면 음주운전은 사라진다.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을 노리는 극악 범죄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방법 이외에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술을 마시고 운전할 생각이 아예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은 강력한 처벌뿐이다. 누구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해칠 수 없다.
그동안 음주운전에 희생된 이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하는 게 바른 사회다. 돈푼이나 있으면 술에 취해 운전하다 남의 생명을 빼앗아도 돈으로 은근슬쩍 빠져나오는 사회는 선진 사회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