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음주운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행락(行樂)이라는 이름이 말하듯 놀이에 나가면 즐겁게 놀고 어울리게 되고 그 즐거운 자리에 반드시 술잔이 등장하여 부어라 마셔라 하게 된다.
처음에는 운전해야 하니 술을 사양하지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딱! 한 잔만’ 맛을 본다는 게 점점 잔 수가 늘게 된다. 금세 술이 깬 뒤에 운전하고 집에 가겠다는 생각이 들고 흥청거리다가 보면 취하게 마련이다.
시내 같으면 대리운전을 불러 집에 갈 터이지만, 외지에 나와 대리를 부르기도 그렇고, 술이 웬만큼 깨었다고 생각하고 결국 핸들을 잡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술이 깬 상태이지만, 숙취가 금세 없어질 수 없는 노릇, 멍멍한 상태에서 졸다가 사고를 내게 된다.
14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76건으로 9명이 목숨을 잃고 420명이 부상했다고 한다. 본인과 타인의 목숨을 빼앗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히는 음주운전은 남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고 저지른 살인행위다.
지난 8월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도내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건수는 8,295건에 이른다. 이 수치는 하루 평균 7명 이상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도내의 음주운전 사고는 1439건으로 40명이 숨지고 2321명이 부상을 입었다.
실제 지난 12일 새벽에 전주시 송천동의 한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가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운전자는 사고 이후 도주했다가 20여 분 만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그 운전자의 혈중알콜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고 한다.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람을 죽이고 도주하는 행위는 고야말로 고의 살인행위이다. 실수라고 생각했으면 현장에서 피해자 구호를 했을 것이다.
행락철에 차를 몰고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 즐겁게 노는데 필수적인 규칙은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차량을 운전하여 돌아오다가 사고를 내게 되면 동승한 가족이나 친지도 다칠 수 있고 즐거운 외출은 비극으로 끝날 수 있다.
나와 내 가족, 친지와 이웃의 생명과 씻을 수 없는 부상을 입게 되면 평생 원망과 부담을 지게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누가 뭐라고 유혹해도 술을 입에 대지 않을 자신이 없다면 차량을 운전해 나가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유난히 술먹고 저지르는 행위에 관대하다. 음주운전은 미국 일부처럼 살인행위로 처벌해야 음주운전을 조심한다. 음주 살인 운전을 하고도 변호사의 도움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가혹한 형량에 더하여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아야 음주운전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