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가 내년부터 수소에너지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전북하이텍고 졸업자가 배출되는 2028학년도에 맞추어 수소분야 계약 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내에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전문교육 시설이 필요해서다.
완주 수소특화산업단지에 수소관련 기업이 입주하면서 수소 전문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데 맞추어 우수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방안이다. 당연하고 시의적절한 구상이다. 외려 늦은 감이 있지만, 제대로 추진하면 수소 산업단지와 함께 지역 발전의 한 축이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전북대학교 ‘JBNU 지역발전 연구원’ 권덕철 원장은 “완주에 수소 특화 산업단지가 조성돼 관련 기업들이 들어오면 인력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전문가를 육성하는 지역 안착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북하이텍고등학교가 수소에너지 고등학교로 전환하면서 관련 대학 과정까지 준비되고 체계적 교육이 이루어지면 고졸급 영마이스터 수준부터 석박사 R&D 인재 수준까지 지역 정주형 수소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수소산업 벨류체인을 구축하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이어지는 전문 교육과정이 개설되면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에는 자연스럽게 유망기업들이 몰리게 될 것이다. 변변한 유망기업이 없고 지역 경제 규모가 위축되는 현실에서 이러한 구상과 진행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전북의 수소 전문 산업단지를 넘보며 새로운 수소 산업단지를 구상하는 지자체가 이미 기구를 발족하고 경쟁에 나서고 있다. 경상남도는 지난 8월27일 경남도청에서 ‘경남수소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투자 협력 협약식을 가졌다고 한다.
경남도와 창원시, 밀양시, 한국수소연합회, 국립창원대학,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참여하여 얼라이언스(동맹)을 결성했다고 한다. 요즘 방산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도 이 동맹에 참여했다.
경남도는 37개 사업에 2조8,089억원을 투자해 2032년까지 매출액 3조 3,000억 원을 달성하고 핵심기술 80%를 국산화한다는 구체적 플랜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미 경남에는 수소기업이 37곳이고 운송과 활용기업, 서비스 기업까지 전주기 산업이 모여있다고 한다.
전북과는 비교 불가의 자본과 규모를 가진 경남수소얼라이언스가 공식출범하여 추진하면 전북에 오려던 기업들도 그쪽으로 몰리게 마련일 것이다. 이런 대단지와 같은 업종과 수단으로 경쟁하여 지역발전을 꾀하는 건 어렵다.
정부 단위와 논의하여 업종 분리나 생산 품목 조정 등 대책이 없이는 빈약한 산업단지로 살아 남을 수 없게 된다. 그저 다 된 밥이라 생각할 게 아니라 서둘러 확인하고 협상할 방법이 있다면 찾아보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