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만금이 다시 관할분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행정안전부 중말앙분쟁 조정위원회가 만경 7공구 관할권을 김제시로 결정한 사항을 공표했다. 그러나 이 결정으로 다시 새만금 관할 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새만금 매립지 관할 결정이 진행 중인 곳은 7건으로, 새만금 동서도로, 새만금 신항 방파제 등 시설, 새만금 남북도로 1단계, 새만금 남북도로 2단게, 새만금 남북도로 1‧2단계 일부지역, 새만금 남북도로 2단계 일부,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등이다.
이들 분쟁 지역 관할 구역을 결정하지 않은 채 ‘만경 7공구 관할권’만을 결정하여 발표함으로써 나머지 지역에 대한 관할 분쟁을 부추긴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나머지 7개 지역 관할 문제까지 결정한 후에 한꺼번에 발표했어야 옳았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새만금 SOC 사업 적정성 검토 트집에서 막 벗어났는데 이번에는 관할권이 발목을 잡아서 공사를 추진하지 못한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한 불씨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있다. 관할권 싸움이 본격화하면 자연스럽게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제시와 군산시의 관할 권 다툼은 한 치도 양보가 없는 격돌이라는 데에 있다. 이미 관할권 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 심판을 청구했던 사례도 있다. 애당초 새만금 방파제가 완공되는 시점에 관할 문제는 매듭을 지었어야 했다.
이제 갈등 속에서 새만금 SOC 사업이 적정성 판단을 내렸지만, 사업 시행 지역의 관할 문제가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사를 진행하려면 공사구역에 대한 자치단체의 동의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자연스레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사업은 멈추게 되고 사업이 재개되려면 또 많은 시간이 흐를 것이다. 그런 구실이 더해지면 새만금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서 사업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새만금은 지금까지 미루어졌고 지겨운 사업으로 인식되었다.
와우각상쟁(蝸牛角上爭), 좁은 지역끼리 내가 더 차지해보겠다고 싸우다가 큰일을 그르치는 ‘지역 이기주의’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대통합을 통해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아보려 애쓰는데, 전북은 이런 사소한 다툼에 혼신을 기울인다.
김제와 군산이 새만금 땅 뺏기 놀이에 빠져있는 동안, 완주군이 전주와 통합을 거부하며 우리끼리 잘살 수 있다고 버티는 동안에 전북은 점점 더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한다. 지난날 6대 도시였던 전주가 지금은 18위 도시로 밀려난 것도 이런 한심한 인식 때문이다.
코앞의 작은 이익을 지키기위해 지역민을 선동하고 미래를 보는 창을 닫아 버리는 집단 이기주의는 제발 그만 멈추자. 자꾸만 줄어가는 인구문제 속에 지역이 존속하려면 희망이 보여야 한다. 감정싸움으로 삭막한 전북에 내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