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지만, 적발되지 않은 음주운전을 생각해보면 아직도 객기로 핸들을 잡는 이들이 상당해 보인다. 전처럼 상시단속을 하지 않아도 운전자들은 음주 전에 차량을 차고에 두고 가거나 대리운전을 부르는 게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들은 여전히 단속을 피해 음주운전을 감행하다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던 경력이 있다고 한다.
면허가 취소되어도 정부가 생계형 범죄로 분류하여 사면‧복권되면 다시 면허를 취득하여 운전하다가 또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버릇이 재발한다는 것이다. 경찰관에게 잡히지 않고 빠져나가는 스릴에 음주 운전을 한다는 이도 있었다.
한번 적발되면 다시는 운전을 할 수 없게 된다면 과연 음주운전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을까? 미리 알 수는 없지만, 아마 다시는 핸들을 잡지 않아도 좋다고 술을 마시고 운전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적발돼도 다시 운전할 방법이 있다는 제도가 문제라고 본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도내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건수는 8,295건에 이른다. 이 수치는 하루 평균 7명 이상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도내의 음주운전 사고는 1439건으로 40명이 숨지고 2321명이 부상을 입었다.
술에 취한 채 핸들을 잡아서 타인의 생명을 빼앗거나 상하게 하는 일은 충분히 사고를 예상하면서도 핸들을 잡았으므로 고의적인 살인이나 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법정에서도 생계형을 따지지 않고 강력한 처벌해야 재발이 없다.
느슨한 법 적용이 음주운전 전문변호사라는 칭호까지 만들어냈다. 인터넷 사이트에는 음주운전 전문변호사가 버젓하게 광고까지 내고 음주 운전자를 양산하는 길을 열어준다. 돈만 있으면 음주운전 처벌 따위는 가볍게 피할 수 있다.
우리 문화는 유난히 술에 너그럽다. 웬만한 실수를 해도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은 용납하는 이상한 문화가 있다. ‘술 취한 개’라는 인격을 비하하는 말도 생각해보면 술 마시는 사람의 잘못을 눈감아주는 한 방편이었을 듯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술을 마시고 기분을 내는 대가가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된 오늘까지 술 마시고 한 일이라고 너그러워서는 안 된다. 삼진 아웃제도가 아니라 ‘원샷 원킬’, 한번 걸리면 영원히 핸들을 놓아야 한다면 과연 음주 운전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런 주장이 이 나라의 ‘술에 너그러운’ 관습에 따라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해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뜻이 있다. 무엇보다 귀중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사안에 법이 엄중해져야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