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열대야가 지속하는 가운데 9호 태풍 종달이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행스럽게 규모가 크지 않은 소형태풍으로 최대 풍속도 초당 18m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수증기를 끌어모아 오고 있어서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육지로 올라오지 않고 서해를 지나다가 21일께는 열대 저압부로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기상대의 전망에 인근 해역을 통과하는 전남북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터이지만, 방심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전망대로 소형태풍이어서 그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안심하다가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대비하자는 말이다. 사실 순간 최대 풍속 초당 18m도 결코 안심할 대상은 아니다. 올라오면서 그 세력이 커지고 경로가 조금 더 우측으로 변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면 적은 피해도 나지 않을 수 있고 어떤 변동이 있어도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더구나 태풍이 육지에서 가까운 서해를 통과하게 된다니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할 전북은 강한 바람과 비가 우려된다.
각 지역에서는 태풍이 오기 전에 시설물 피해가 없도록 붙들어 매고 덮어서 날아가지 않고 부서지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많은 비가 예상되므로 배수구 막힌 곳이 없는지 일일이 점검하고 치워야 한다.
더운 여름을 견디느라 나뭇잎들이 제법 많이 떨어져서 배수구나 집수구를 막고 있을 터이다. 무더운 날씨에 지쳐서 대비에 소홀했다가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된다. 지금이라도 가용인력을 동원하여 점검할 일이다.
혹자는 징그럽게 더운 날씨에 태풍이 지나가면 날씨가 시원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더위는 그정도 태풍으로는 물러가지 않는다는 예보다. 태풍이 지나간 22일 이후에도 33~4℃ 언저리 최고기온과 25℃ 이상 열대야는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우리가 저지른 환경 파괴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기상 재앙으로 다가서는 걸 피부로 느끼면서도 덥다는 구실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더운 날씨를 견디느라 에어컨을 아예 켜두고 사는 이들도 많다.
어쩌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덥고 긴 여름을 보내야 할 것이다. 해마다 기록이 경신되는 추세로 보아 더 더울 것이라는 건 불문가지다. 그래도 사람들은 내년은 내년이고 지금 더위를 견디겠다고 빵빵하게 에어컨을 가동한다.
종달이 행패에 다치지 않으려면 배수구 집수구 점검하고 붙들어 매야 할 것도 챙겨보자. 그리고 살아남기 위한 수준으로만 에너지를 소비하는 ‘에너지 구두쇠’로 살아보자. 그렇게 스스로 노력하다 보면 어찌어찌 이 위기를 견딜 지혜가 생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