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자치도 어업인들은 지난해 7월 새만금이 2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된 이후, 폐수를 해양 방류하는 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새만금개발청의 폐수방류 결정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파멸적 행위라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14일 도내 어업인 1,000여 명이 새만금 개발청 앞에서 2차전지 폐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는 전북자치도 어촌계 협의회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삭발식과 성명서,규탄사를 낭독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어업인들은 현행법에 따라 업체가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면 폐수를 바다로 방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53개 항목 외의 화학물질에 대한 기준이 없고 생태독성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다.
특히 이차전지 폐수에는 고농도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차전지를 새로 만드는 과정이나 재생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유독물질이 발생하는데 이를 바다에 방류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전북자치도 어민들은 "새만금 개발청은 어업인의 생존과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2차전지 오염폐수 해양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 어업인을 보호하는 정책 마련을 촉구하며, 자신들의 권리를 끝까지 지켜나갈 것을 다짐했다.
참 만만하고 답답한 전북자치도다. 새만금에 2차전지 산업이 집중한 데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만금 산단 공장유치 노력에서 비롯했다. 본지가 이미 지적했던 우려가 현실로 다가선 것이다. 기업 유치를 반가워하기보다 전북 앞바다를 걱정해야 할 참이다.
2차전지 공장들은 각 시도가 유해 시설로 간주하여 받아들이지 않아 갈 곳이 없던 차에 전북이 받아 주니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오죽하면 유해 우려가 있는 공장이라도 받아들였을까마는 아무리 급하고 아쉬워도 2차전지 단지는 재고했어야 옳다.
전북의 어민들은 새만금 방조제를 막으면서 알토란같은 황금어장을 잃었다. 정부가 일부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벌인 새만금 사업에 전북 어민들은 서푼도 안되는 돈을 받고 어장을 내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간신히 어장이 회복되는 차에 2차전지 폐수가 흘러 들어가면 어장은 죽음의 바다로 변할 수 있다. 2차전지 업체들은 100% 무해한 폐수를 흘려보낼 것이라고 약속하겠지만, 현재로선 그 폐수가 실제 어느 정도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전북자치도는 폐수 문제에 확실한 대책을 마련한 뒤에 2차전지 공장 가동 여부를 정해야 한다. 실제 작업을 진행하여 발생하는 폐수에서 물고기가 생존하는 지 여부를 항상 확인할 수 있는 배출시설이 없다면 가동하지 못하게 관련법 개정과 특별 조례라도 만들어야 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해양 환경이다. 2차전지 업체를 위하여 해양 환경을 망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 발 앞에 떨어진 동전을 주우려다 머리에 이고 있는 한 달 치 음식을 쏟아버리는 잘못을 더는 계속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