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농림축산 검역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한 해에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은 반려동물이 9,000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함께 살던 동물을 마구 버리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동물보호법 제94조에 따라 조사한 전북지역 동물 등록·유실·유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유실·유기로 구조된 동물의 수는 개 6,494마리, 고양이 2,549마리 등 9,084마리로 전년 대비 308마리(3.5%)로 나타났다.
구조된 반려동물 가운데 3,999마리(44%)는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입양·기증됐고, 2,425마리(26.6%)는 자연사, 791(8.7%)는 안락사, 1,705마리(18.7%)는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중이라고 한다. 구조된 숫자가 이만큼이니 실제 유기·유실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도내에 등록된 반려동물의 수는 9만2,825마리이고 지난해 전북 지역 신규 등록 수는 9,976마리라고 한다. 구조되지 않은 동물과 미등록 동물 수를 감안하면 한해 도내에서 1만 마리 이상의 동물이 입양되고 또 그만큼의 동물이 유기·유실되는 셈이다.
문제는 각 가정에서 동물을 입양하고 관리하는 마음가짐에 있다.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가는 반려(伴侶)로 맞이하는 동물인데 장난감을 사듯, 동물을 들였다가 심경 변화에 따라 아무런 부담 없이 내다 버리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고 나도 덩달아 동물을 입양했다가 귀찮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함부로 버리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된다. 내 가족으로, 생을 마칠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입양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이 장난감에 욕심을 내듯, 반려동물 입양을 조른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입양을 결정했다가 시일이 지나 시들해지면 아무런 부담감조차 없이 내다 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 반려를 맞이하는 일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반려동물을 맞이하고 싶지만, 온 마음으로 사랑해줄 여건이 되지 못해서 들이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처럼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 결심이 없다면 입양하지 않아야 옳다. 반려동물은 하룻밤 풋사랑처럼 그냥 만나고 헤어지는 대상이 아니다.
반려동물은 네 심심풀이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생을 마칠 때까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남들 반려동물처럼 말을 잘 듣지 않아서, 나쁜 버릇이 들어서, 생김새가 예쁘지 않아서, 병 들어서 내다 버리는 짓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듯,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이 없다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아야 한다. 키워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세상 끝까지 같이 살 결심으로 맞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