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기 대책 서둘러야
혹서기 대책 서둘러야
  • 전주일보
  • 승인 2024.06.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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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가 시작되어 벌써 한낮 기온이 34℃까지 치솟았다. 예년 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시민들은 당황한 눈치다. 무엇보다 한낮에는 태양 볕이 따가울 정도로 강하게 비춰 잠시만 걸어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자연스럽게 그늘을 찾게 된다.

벌써 이런 지경이니 앞으로 7~8월이 되면 얼마나 뜨겁고 견디기 어려울지 걱정이다. 그런데 전주 시내를 돌아보면 나름 해놨다는 게 시내버스 정류장에 요란한 소음을 내는 냉풍기(보통 온도의 바람만 나오는) 설치 정도다.

그리고 시내 곳곳의 신호대기 장소 부근에 몇 개 볕을 가리는 차양막 시설이 있지만 크기도 애매하고 해가 기울 즈음엔 그늘을 제대로 만들지도 못한다. 자동차를 타지 않고서는 볕을 피할 길도 더위를 피할 방법도 없다.

이런 환경이니 저마다 차를 타고 다녀야 하고 주차장이 아닌 도로에 불법 주차가 늘게 된다. 차양 시설을 할 것이면 좀더 넓게 만들었으면 한다. 신호대기 장소라도 제대로 볕을 피할 수 있는 차양막을 만들어 실질 도움이 되게 하라는 말이다.

큰 우산 정도의 볕가리개는 그저 시민보호 시늉만 내는 헛 생색이라는 평가가 적절한 듯하다. 신호대기 장소에 요즘 접이식 천막처럼 시설을 해두고 볕이 따가울 때나 비오는 날 펴주면 시민들이 더위에 받는 고통이 덜할 것이다.

시내버스 정류장의 냉풍기도 요즘 전력을 덜 쓰는 스마트 에어컨으로 교체하면 찜통 정류장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공무원들은 대부분 차량으로 출퇴근하고 일을 보러다니니 서민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하다.

한더위에 걸어다녀야 하는 사람들이 걷다가 지치고 힘들면 잠시 더위를 피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적당한 장소는 버스 정류장이다. 기왕 만들어진 정류장을 더위에 쉬어가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상하는 방안도 있다.

적어도 관련 교통관련 부서 공무원들은 한 달에 한두 번 시내버스도 타보고 걸어서 일을 보러다니는 경험을 해봐야 무엇이 필요한지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요즘 전주시 택시나 카카오 택시도 이용해보면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에 비해 제도와 시설이 좋다는 평가에 만족할 게 아니라, 우리 현실에 필요한 세심한 서비스를 개발하여 더욱 멋진 교통행정을 구현할 수 있기 바란다. 실제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걸어서 일을 보러 다녀보면 많은 불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노약자나 어려운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걸어 다니면서 불볕더위를 몸으로 견디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무사히 여름을 날 수 있도록 행정의 세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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