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FTA 성과 및 향후 과제
우리나라 FTA 성과 및 향후 과제
  • 전주일보
  • 승인 2024.06.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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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 본부장
박준우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 본부장

우리나라는 과거 WTO 협상 방식인 다자적 무역자유화를 선호하였으나 EU의 확대 및 NAFTA 체결, 범미주지역협정(FTAA) 및 범대서양지역협정(TAFTA)의 추진 가능성 등 주요국의 지역주의 및 FTA가 확산되면서부터 우리나라도 FTA 체결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수출시장 확보와 경제 선진화, 산업경쟁력 제고, 경제동맹 확대, 소비자 후생 증대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추진된 FTA는, 2004년 칠레와의 FTA를 시작으로 거대 경제권과 선진 경제권을 차례로 아우르며 지난 20년간 총 59개국과 21건의 FTA가 체결되었다. 2024년 6월 현재는 신규로 5건의 FTA 협상을 완료하고 12건의 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FTA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FTA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고, 동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FTA 협상을 추진했고, 추진 과정에서도 정부 뿐만 아니라 경제계,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FTA 민간자문회의, 통상산업포럼, FTA 전략포럼 등의 창구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가 전달되었고 협상에 반영되었다.

2023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무역에서 FTA 체결국(59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수출은 82%, 수입은 75%에 이르러 FTA 체결국과의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년간 FTA 체결국과의 무역은 연평균 5.5% 증가해 대세계 무역 증가세인 5.1%를 웃돌았으며, 미국, EU, 영국, 아세안, 호주 등 주요 FTA 체결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발효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자 무역질서의 기반이 약화되고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FTA는 우리가 안정적으로 수출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수출 증대의 정량적 성과 외에도 FTA는 원래의 목적대로 우리나라 경제체제를 개선하고 소비자 후생 증대에 기여했다. 한미 FTA 이행을 위해 국내 법제를 제/개정하면서 제도 간소화, 투명성 제고, 지재권 보호 등을 도모했고, 특히 지재권 제도의 강화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으며, 국내 콘텐츠 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

한편, 수입제품의 관세 인하로 EU와 미국산 프리미엄 자동차, 가전제품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업계에 위기로 작용하는 듯 보였으나, 오히려 국내 업계가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국내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로 가져왔다.

앞으로 우리는 이러한 FTA의 성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KITA 통상리포트 Vol. 04, 2024)를 인용하여 제언해 보고자 한다.

먼저, FTA의 양허 수준에 대한 개선 및 점검이 필요하다. 수출 상위 품목 및 유망 품목을 중심으로 양허제외, 초장기철폐 등으로 분류된 품목의 양허 수준을 개선하고, 특히 일본 등 경쟁국보다 관세율이 높은 품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한-인도 CEPA의 경우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등 대인도 수출 상위품목 중 양허제외 대상이거나 인도 수입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양허 수준이 낮은 품목이 다수 존재한다. 인도의 한국·일본 동시 양허 대상 품목 8,379개 중 CEPA 발효 8년차(`18년) 이후에도 최대 50%의 관세가 잔존하는 품목의 비중이 13.0%에 달하지만, 일본의 경우 CEPA 발효 11년차(’21년) 이후 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두 번째로, 복잡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여 FTA 활용률을 높이고, 관세당국 간 협력 증대 및 관세행정 개선을 통해 FTA 이행을 원활화할 필요가 있다. 한-인도 CEPA의 경우 세번변경기준과 부가가치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결합기준 품목의 비중이 74%로 한-미(1.4%), 한-EU(3.6%), 한-페루(0.0%) 등 타 FTA 결합기준 품목과 비교할 때 비중이 높다.

세 번째로, 개선협상 중인 칠레, 인도, 중국(서비스·투자), 영국과의 협상에 변화된 양자 무역투자 관계 및 통상환경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한-인도 CEPA의 경우 ‘상품·서비스 양허 개선 및 원산지 기준 완화’, 한-영 FTA의 경우 ‘디지털·공급망 등 신통상 규범 도입’, 한-중 FTA의 경우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이 있다.

최근에는 관세 인하보다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핵심광물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무역환경 변화 속에서 FTA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핵심광물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도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가 향후 FTA의 중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FTA 미체결 국가 및 주요 수출시장으로의 확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일 규범으로 형성된 ‘복수국 간 FTA’ 참여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그 중 하나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가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CPTPP는 미국의 TPP 탈퇴(`17.1월) 이후 일본의 주도로 캐나다, 호주, 멕시코, 싱가포르 등 11개국이 출범(`18.12월)한 자유무역협정으로 영국이 추가 가입(`23.3월)해 총 12개국이 참여중이다. CPTPP 가입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멕시코에 대한 시장접근 개선과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과 旣 체결한 FTA를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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