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욱일기'
'독도'와 '욱일기'
  • 신영배
  • 승인 2023.05.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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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기자

지난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에 사단법인 한말 호남의병기념사업회 회원들과 함께 대한민국 최동단 독도를 다녀왔다. 경북 후포항,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향하는 내내 비가 내렸다. 안개 또한 자욱했다.

하지만 독도에 입도하는 그 순간에 비가 멈췄다. 안개도 환하게 걷혔다. 문자 그대로 몽환, 즉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소리를 내 대한민국을 외쳤다. 

태극기를 흔들며 일본이 왜 우리 영토인 독도를 노리고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들은 영토를 넓히겠다는 속셈으로, 우리의 배타적 경제 수역에 저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끝없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독도에서 흔드는 태극기의 힘은 내 몸에 전율처럼 짜릿한 감동을 주었고 결코 그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는 우리의 영토임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망망대해의 작은 바위섬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고 실감했다. 발끝에서, 손에 든 태극기 깃대까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공교롭게도 돌아오는 선실에서 부산항에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이 정박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TV 화면에 한국이 주관하는 한미일 3국과 호주가 참여하는 다국적 훈련에 일본의 호위함 ‘하마기리’ 군함에 욱일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잡혔다.

일부 언론은 정부 눈치를 보았는지, 욱일기 대신 ‘자위함기’라고 표현했다. 정론·직필의 상징인 언론마저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시절이라니,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이에 부산지역 시민단체가 ‘욱일기는 침략전쟁의 상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이 정부 들어서 일본과 미국에 퍼주기 정책을 이어오더니 마침내 일본 침략의 상징인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군함이 우리의 바다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들어왔다.  

일본은 패전 후에도 그들이 점령했던 동남아시아 곳곳의 주민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고통을 주었던 사실을 부인했다. 오히려 타국을 침략한 행위가 정당했다는 궤변으로 일관해왔다. 특히 대한민국 침략에 대해서는 한반도를 지켜주었다는 공치사까지 할 정도로 뻔뻔했다.

반면 독일은 2차대전 전범들을 최근까지도 찾아내 처형하고 침략행위를 반성하고 있다. 특히 자신들이 큰 고통을 주었던 유럽 각국과 공동 번영의 길을 걷고있다. 독일은 나치의 상징인 ‘하겐 크로이츠’ 사용은 물론 비슷한 표식조차 거부하고 금지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앞세워 국민을 선동하고 자위대의 깃발로 내세운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 깃발이 욱일기와 그려진 각도가 조금은 다르다며 침략 전쟁때 게양한 욱일기가 아니라고 발뺌하기도 한다. 참으로 교활하다.   

일본의 그런 속내에는 아직도 침략전쟁을 통해 짓밟고 살육하는 전쟁광의 짜릿한 맛을 잊지 못하는 세대와 그들의 이념을 추종하는 지배계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에 무조건 항복하듯 머리를 숙인 윤석열 정부 덕분에 욱일기(각도가 조금 다르다지만 같은 깃발) 게양을 허용하고 마침내 29일 부산항 입항을 허용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군수지원함이 자위함기(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군함에 경례했다. 강한 미국에는 한없이 공손하고 알랑거리며 찰떡같이 들러붙어 온갖 비위를 다 맞추는 일본. 그들은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 대한민국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종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도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뺏긴 반도체 주도권을 찾겠다고 막대한 지원금을 풀어 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속내를 모르거나, 알고도 모르는체하는 대한민국 내 세력들이 있다. 아마 우리 정부 고위층과 일본을 추종하는 세력뿐일 듯하다. 

일본의 호의 속에는 칼날이 숨어 있다는 걸 항상 경계하지 않으면 언제든 그 칼날에 우리의 심장이 찔릴 수 있다고 옛 선조들은 지적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인 그들의 태도가 바로 그 증거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그들이다. 언제든 다시 일을 저지르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일본이 아직도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정권과 그 추종 세력, 즉 친일 세력의 생각처럼 일본을 선린(善隣)을 넘어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집단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친일 세력들은 일본에 기대어 살아야 하고 그들이 가르쳐준 대로 국가와 국민을 운영하고 다스려야 한다고 믿고 있는것 같다.

실례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라고 우기며 바다에 방류한다는 데에 공감해 깜깜이 시찰단을 파견하고 그 결과를 어물거리고 있는 짓은 마치 삼류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최근 환경운동 연합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뷰’를 통해 조사한 결과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상 방류를 반대하는 이가 전체 응답자의 85.4%였다고 한다. 찬성한다는 비율은 불과 10.8%였다.
 
정부가 아무리 시찰단을 보내고 안전성 검증을 한다고 해도 국민은 믿지 않는다. 국제원자력 기구나 일본, 윤석열 정부가 아무리 해가 없다고 외쳐도 우리 국민은 전혀 믿지 않는다. 심지어 보수층에서도 80%가 반대했다고 한다.

더구나 시찰단이라는 이름만 있고 누가 가는지, 무얼 검증하는지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이 일본에 갔다 와서 안전하다고 보고하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시찰단은 IAEA의 검사 결과를 신뢰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일본으로 갔는데 무얼 더 들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게 우리 국민이다. 

이해관계 집단으로 치부된 지 오래인 IAEA인데 그들의 말을 믿을 국민은 그들의 수족 외에는 없지 않겠는가? IAEA 사무총장은 지난 2021년 4월에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자 ‘환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한다. IAEA 기구 분담금을 미국과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내는 나라가 일본이다. 그들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건 당연한 이치다. 

오염수가 명확한 근거 없이 ‘위험하지 않다’라는 한국 정부의 말은 국민 건강과 행복을 정부 스스로 파괴하는 행위다. 불안한 국민을 억지로 설득하려 들면 결국 엄중한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설문에서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을 아예 먹지 않겠다고 대다수가 응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오염수 방류는 어민들과 유통업체, 식당, 심지어 소금(천일염) 생산 등 특정할 수 없는 각계각층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과연 무엇을 얻기 위해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일에 발 벗고 나서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 

동해의 최동단 독도는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대한민국 영해를 사수하고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한번쯤 독도의 존재 및 가치에 대해 성찰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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