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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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21.11.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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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금딱지 시계에 링컨 콘티넨털을 몰고다니는 김달구는 
명절이 되어도 고향에 가지 않는다
친구들이 한번 왔다가라고 성화를 대도
화투판에서 문전옥답 말아먹고 
한양 땅을 밟았을 때
죽어도 고향 쪽으로 오줌도 안 싸겠다고 혀를 깨물었다 
김달구는 
세월이 싸드락 싸드락 흰 눈으로 내리던 어느 겨울날
창밖에서는 한주먹 쥐더니 고향도 몰라본다고 
이죽거리는 소리가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친구들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김달구가 고향에 가지 않는 것은 변해버렸을 고향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것을

 

#세상은 성공 지향적이다. 따라서 출세를 해야 한다. 출세라는 말에는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고 이름을 떨치게 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출세를 위해서는 경쟁에서 이기고 다른 사람들의 위에 서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뇌물을 주고 심지어는 상사의 바짓가랑이 움켜주고 갖은 아부를 마다하지 않는다. 문제는 출세를 하면 어떤 삶을 살아야하고 무엇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가치관이 왜곡돼 있다는 것이다.

출세한 사람의 자리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은 절대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고, 사심을 버리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 정치인이나 고위공무원은 몰론 회사 오너, 목회자들은 ‘이제 출세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꿈을 이루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 이름을 떨친다고 해서 진정한 출세가 아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이 말에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으니 너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출세하란 것이다.

출세를 위해서는 누구라도 걷어차고 짓밟으라는 암묵적 지시가 내포되어 있다. 과정에서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이 결여된 출세는 진정한 출세가 아니다. ‘출세만 하면 그만’이라는 뿌리 깊은 의식이 아직도 우리 사회 전반에 짙게 깔려 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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