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에 연꽃이 앉아 있네
연꽃 위에서
흰 옷을 입은 한 남자가 가부좌를 틀고 천년을
세상 이치 품어 안고 졸고 있네
밤은 짧아 여름밤인데
사바는 깨어날 줄을 모르고
연옥에는 유황불이
뱀 혓바닥처럼 낼름거리고 있네
/하소백련지 : 김제시 청하면 대청리 소재
보통 분홍빛 홍련과 흰색 백련으로 나뉘는 연꽃은 7~8월에 핀다. 꽃이 줄기 끝에 하나씩 피며 한낮에는 오므라든다. 꽃줄기에 가시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부처가 설법을 할 때 연꽃의 비유를 많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선가禪家에서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라거나 이심전심의 묘법妙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귀하게 여긴다. ‘연화화생蓮華化生’이라 하여 사람이 죽으면 연꽃을 타고 극락정토로 가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연화화생에 대한 믿음은 고구려 벽화에서 발견할 수 있고 백제금동대향로에 새겨진 문양에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유구하다. 이것은 고대인들이 생을 다한 후 연꽃을 타고 좋은 세상에 가기를 소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연꽃이 속세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을 상징한다. 극락세계의 꽃이다. 극락세계를 ‘연방蓮邦’이라고 하거나,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蓮態’라고 한다.
또 부처가 앉아 있는 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에서 기인한다. 민간에서 여인의 옷에 연꽃 문양을 새겨 넣는 것도 연꽃의 다산성을 믿어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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