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는
토끼가 있고 원숭이가 있고
기린도 있고 하마도 있고
호랑이도 있고 사자도 있고
앵무새도 있고 악어랑 뱀도 있고
곰도 있고 코끼리도 있고
양도 있고 여우도 있고 늑대도 있다
엄마도 왔고 아빠도 왔고
할머니도 왔고 할아버지도 왔고
동생들도 왔고 나도 왔다
하늘엔 아주 큰 풍선
내 풍선은 늑대 풍선
여동생은 토끼 풍선
막내 남동생은 곰 풍선
<감상평>
해수 어린이가 예전에 동물원을 다녀왔던 기억을 되살려서 동시를 지었습니다. 학교에서도 동물원으로 현장체험학습을 가곤 하는데 동시를 읽어보니 가족들하고 다녀 온 뒤에 지은 글입니다. 해수 어린이가 동물원에서 직접 본 동물들을 모두 기록해서 동시로 표현한 점이 대단합니다. 아마도 즐거운 추억으로 각인(刻印)되어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1연에 동물원에서 본 동물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동물들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동시를 읽으니까 지금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즐거워집니다. 2연에는 함께 동물원에 다녀왔던 가족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나, 여동생, 남동생까지 3대에 이르는 화목한 대가족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3연에는 풍선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동물원 하늘에 큰 애드벌룬이 두둥실 떠 있어서 우리 어린이들의 기분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 해수 어린이의 늑대 풍선, 여동생의 토끼 풍선, 남동생의 곰 풍선까지 어울려서 즐거운 가족 나들이 모습이 풍선을 통해서 표현되고 있습니다. 해수 어린이의 동시에 ‘즐겁다, 행복하다’는 단어가 없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 즐겁고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이 잘 나타난 점이 특히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