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나 무주로 가네
자네와 쌓았던 情도 버리고
이혼한 남자는 참으로 외롭다는 말만 되씹으면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무주로 가네
대둔산 돌아 돌아 진산 금산 거쳐 무주로 가네
골짜기마다 진달래는
저렇듯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분홍꽃 꽃잎은 어느 덧 흑빛이 되고
소쩍새마저 소리 죽여
울고 있는데
무주로 가는 길 왜 이리 멀고도 먼가.
친구! 나 무주로 가네
헤어질 때 잡은 손 아직도 따뜻한데
자네의 눈인사가 자꾸 어려서
내 마음 한 조각을 남겨 놓은 체
나 무주로 가네
/친구 이봉구 : 원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초중고 동창에게
친구親舊는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나 나이가 비슷한 또래를 말한다. 친구親舊를 친구親口라고 읽거나 생각하면 숭상하고 존경하는 대상에 대하여 경의와 복종을 표하기 위해 입을 맞춘다는 뜻이 된다. 입을 맞출 정도라면 그들의 사이를 짐작하고 남는다. 친구를 과거에는 동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혁명을 위하여 함께 싸우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어 반공주의 이데올로기가 강한 남한에서는 요즘은 거의 쓰지 않는다. 다만 합성어로 '어깨동무', '말동무', '길동무' 등으로 사용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는 30대 이후엔 친구 만들기가 쉽지 않다. 각자 바쁘게 살기도 하고, 우선순위도 과거와 다르며, 친구에 대한 기준도 어렸을 때에 비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것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친구란 울고 있을 때 눈물을 닦아줄 수 있고 내가 어디에 있거나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픔이나 슬픔 나아가 기쁨과 즐거움까지 함께 하며 친구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다. 친구를 잘 만나면 인생 최선의 행복이지만 잘못 만나면 최악의 재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