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물
간장물
  • 전주일보
  • 승인 2018.06.24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밥을 시켰더니 단무지 몇 쪽과 국물이 나왔다
국물 한 숟갈을 떠먹었다
색깔과 짠맛
영락없는 어머니의 간장물이었다
곤궁한 시절 어머니는
물을 팔팔 끓여 간장 몇 방울 떨어뜨리고
눅눅해진 김을 손으로 찢어
국물을 만들었다
그 국물을 나는 간장물이라고 불렀다
간장물은 혈관을 타고 내 온몸을 휘돌았다
피는 뜨거웠다
그때부터 내 몸은 소금덩이가 되어갔다
간장물 간장물이라고
되뇌는 동안
어머니가 간장물 속에 와 있었다

 

/김우동 김밥집 :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전주중앙여고 앞

 

옛날에 간장은 그 집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양념이었다. 가을에 수확한 콩을 삶아 만든 메주로 다음해 정월 쯤 담근 장에서 우러난 장물이 바로 간장이다. 콩, 소금, 물의 질과 장 담그는 솜씨와 햇볕에 따라 간장 맛이 다르다. 원래 장을 담는 목적은 간장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때 부산물로 만들어진 것이 된장이다. 간장은 궁중이나 대갓집의 식재료였고, 된장은 서민들의 식재료였다.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우리 간장 대신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공업화해 대량 생산되는 왜간장이 우리 음식문화를 점유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 고유의 간장은 조선간장이라고 비하하기 시작했다. 그런가하면 요즘에는 화학간장이 등장하면서 더욱 더 우리 간장은 잊혀져가고 있다. 거기에 화학간장 맛에 익숙해진 입맛은 음식에 대한 기호도 달라졌다. 요즘 음식 '레시피Recipe'도 대부분 화학간장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진정한 우리 음식 맛의 사라져 갈 위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박동진이라는 노명창이 CF 광고에 나와서 한 대사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