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리 유적전시관
벚나무 따라 1400년전 백제로 떠나는 시간여행
처음 황량한 침묵으로 다가와 예술적인 감성과 놀라운 과학으로 감동을 주는 백제 왕궁이 있어 일반인은 물론 역사, 공예, 건축, 토목, 문학 등을 배우는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 봄 백제인의 삶을 깊이 엿보고 싶다면 아름드리 벚나무를 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1400년 전 백제로 시간여행을 떠나자.
# 내 안에 축소된 백제왕궁이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왕궁터, 그것도 올해로 20년이 넘는 유적이 익산 왕궁리유적이다.
이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무왕대의 왕궁 외곽담장과 건물지, 석축, 정원유적, 공방유적 등이 확인되어 왕궁으로 일정기간 사용되다 왕궁의 중요 건물을 헐어 내고 그 자리에 탑, 금당, 강당 등 사찰이 들어서게 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밖의 기와, 도자기류, 금세공품 약 9,000여점의 유물과 대형화장실 유구 등이 발견되어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왕궁리유적전시관은 20년 왕궁리유적 발굴의 역사와 1400년 전 백제왕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왕궁리유적의 남측에 2,250㎡ 규모로 건립돼 2008년 12월 23일 개관되었다.
백제 왕궁으로는 처음으로 왕궁의 외곽 담장과 내부 구조가 확인된 왕궁리유적을 이해하고 왕궁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현재 ‘수부’명 인장와, ‘왕궁사’명 기와, 중국청자호편, 연화문수막새, 금제품, 유리제품 등 3백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관람객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역사문화교육 프로그램과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 백제왕궁 미로여행 떠나다!
상설전시실은 백제의 왕궁 왕궁리유적, 왕궁리유적의 백제건물, 왕궁의 생활, 왕궁에서 사찰로의 변화,백제 왕궁 등 5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배우 배용준 씨가 방문한 흔적도 눈을 크게 뜨면 찾아 볼 수 있다.
첫 번째 ‘백제의 왕궁 왕궁리유적’은 왕궁리유적 100분의 1 축소모형 및 현황도, 영상을 통해 왕궁리유적에 대해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왕궁리유적의 백제건물’은 왕궁리유적지에서 백제시대 14기, 통일신라 6기, 고려시대 1기 등 총 21기가 건물지가 조사되었는데 백제시대 건물지의 축조재료 및 방법과 수부(首府)명 기와 등 발견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
‘왕궁의 생활’에는 왕궁생활에서 사용된 금과 유리의 제품, 도가니, 각종 토기류가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대규모 백제공방, 정화시설을 갖춘 백제궁중화장실 축소모형이 설치되어 있어 당시 예술과 과학적인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왕궁의 생활, 왕궁에서 사찰로의 변화’에서는 사찰이름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왕궁사, 대관관사, 관궁사 등 사찰명 기와가 전시되어 있으며 ‘백제왕궁’에서는 백제궁성관련 기록 및 지금까지 조사된 백제왕궁 유적과 지역적인 변화 과정을 설명하고, 또한 매직 비젼 및 게임을 통해 궁성건축 과정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관람객이 참여하는 체험프로그램은 발굴조사과정에서 수습된 백제 기와를 직접 만져보면서 기와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백제 무왕대에 익산 천도 사실이 기록된 ‘관세음응험기’의 내용을 목판으로 만들어 목판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해 수막새나 명문기와 등 중요 유물의 이미지를 도장으로 만들어 관람 도중 도장찍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연간 1~2회 정도 왕궁리유적 및 익산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모아 주체별로 특별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매년 실시하는 어린이날 문화재 그리기대회의 입상작품도 일정기간 전시하고 있다.
# 별별 의문에 답을 찾다!
여기에 왕궁리5층석탑의 해체보수 과정, 사리장엄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포함하여 총 40여점의 사진자료와 도면, 문서 등이 전시되어 있다.
1938년 11월 21일 전라북도지사가 왕궁리5층석탑에 대한 보수정비를 요청하는 공문도 있다.
당시 왕궁리유적 보수정비비로 8,500원을 요청했다. 8,500원은 어느 정도 가치를 지닌 금액일까?! 당시 쌀 한가마니에 1~2원 했다고 하니 상상을 해보기 바란다.
왕궁리5층석탑은 피사의 사탑처럼 탑이 점점 기울어 가고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해가 갈수록 그 틈의 크기는 커졌다.
1940년 전라북도지사는 재차 보수정비를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탑 해체복원 중에 나온 국보급 유물들이 온전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왕궁리5층석탑은 1965년에 이르러 전면적인 해체보수가 실시되었다.
탑 해체 과정 1층 탑신부에서 사리병과 사리함, 금은제금강경판과 옥, 함 등이 발견되었고, 기단부에서는 금동불상과 청동방울, 철편 등 사리장엄이 발견되어 1965년 12월 국보 제123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이 유물들은 국립전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 온몸으로 익산백제문화를 즐겨볼까?!
왕궁리유적전시관에 가면 온 몸으로 익산백제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왕궁리유적전시관에서는 시민은 물론 관람객을 위한 역사문화 및 체험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왕길 찾아 떠나는 여행 11회 399명, 어린이날 문화재 그림그리기 대회 186명, 미리가보는 세계유산 프로그램 31회 942명 등 총 1640여명이 참가하여 백제문화 체험을 즐겼다.
올해도 무왕길 찾아 떠나는 여행은 11월까지 매월 넷째주 토요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또한 5월 5일 어린이날 문화재그리기 대회, 8월 중 학보모와 함께하는 여름방학 캠프. 고유명절 전통민속놀이 체험, 하반기 선사체험과 문화강좌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하니 적극 활용해도 좋을 듯 하다. /익산=신 필 기자
☞ * 왕궁리유적전시관
익산시 왕궁면 궁성로 666 ☎ 063-859-4631
http://wg.iksan.go.kr
관람시간 9:00~18:00 휴관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