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표현기법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전담교수 김 양 옥

2009-11-02     전주일보

말은 인간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마음을 움직이고 나아가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말의 힘은 말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말은 글과는 달리 일회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청중이 한번에 정확히 알아들을 수 있는 기법이 요구된다. 이처럼 한번 입을 통해서 한 말은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에 구어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청중이 한번에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있고 오래 기억 할 수 있는 표현기법이 요구 되는데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적절해야 한다.
청중과 상황에 적절해야 한다. 청중의 특성과 모임의 성격, 모임의 주제를 고려해서 적절한 표현을 한다.

둘째, 정확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법에 맞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잘못된 표현들 중에서 몇가지 살펴본다.

하나, 발음이나 운율이 비슷하지만 전혀 뜻이 달라지는 단어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한다.
둘,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한 것 같아요.”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다.
셋, 적절한 경어와 호칭을 사용해야 한다. “내가 부르시면 대답하세요”라는 표현과 같이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 ‘~시~’를 넣는 것은 문법적으로 맞지 않다.

호칭과 관련해서 많이 틀리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 대한 호칭이다. 청중이 속해있는 집단을 칭할 때에는 ‘우리학교’, ‘우리동네’라고 말하지만, 청중이 속해 있지 않는 집단을 칭할 때는 ‘저희학교’, ‘저희동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부부간의 호칭에서는 부부는 동격이므로 ‘저’가 아닌 ‘나’를 써야 하고 상사에 대한 존칭은 호칭에만 쓴다. 경어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차장책상’이나 ‘과장가방’이라고 한다.

셋째, 명확해야 한다.
표현하기 전에 그 내용을 처음 듣는 청중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청중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연사는 친숙하고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 단순한 문장과 쉬운 단어와 같이 친숙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문어적인 표현보다 구어적인 표현을, 복잡한 문장보다 단순한 문장을, 피동형보다 능동형으로 쓰는 것이 의미를 명확하게 하는데 좋다.

역사상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말들을 생각해 보면,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는 이 지구상에서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드시 살려고 하는 자는 죽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산자”와 같이 단순화시킨 언어가 청중의 이해를 한층 쉽게 한다.

둘, 추상적인 단어 보다는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추상적인 단어는 속성, 질, 개념, 관계, 생각 등과 같이 실체가 없는 것을 가리키는데 비해 구체적인 단어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의 오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그녀는 운동을 좋아한다” 보다는 “그녀는 골프를 좋아한다”가 더 구체적이고 “그녀는 부자다” 보다 “그녀는 재산이 30억이고 연봉이 5억이라서 부자다”라고 하는 것이 구체적인 표현이다.

넷째, 생생해야 한다.
유능한 연사란 전달하려는 내용을 청중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하는 것이다. 속담에 “귀를 통해서 들은 것을 눈에 보이도록 만드는 사람이 말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선명한 영상을 불러 일으키는 시각적인 표현법으로 예를 들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이다.

시각적인 영상에 일정한 단어나 어구의 반복과 대비로 인해서 생겨난 리듬이 더해져 더 선명한 표현으로 “산이 높을수록 골이 깊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등이 있다.

이러한 기법들은 영상과 리듬을 만들어 냄으로써 수사법으로 소개 된다. 그림이 떠오르게 하는 기법으로는 비유법이 있는데 청중이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보다 쉽게 이해시키는데 있다. 즉,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 등이 이에 속한다.

귀를 즐겁게 하는 기법은 형상화된 표현에 서로 연결되는 단어나 어구, 문장의 소리를 이용해서 리듬을 만들어 내면 보다 더 선명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즉, 반복법, 열거법, 대구법 등이 이에 속한다.

이와같이 표현기법을 연구하여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상대에게 명확하게 이해시키려면 생생하게 말해야 한다. 이것이 세련된 말솜씨이며 세련된 말솜씨에 공감하고 동기부여가 될 때 효과적인 스피치 생활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