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의회, 갈길 먼 고창군의회

- 김태완 제2사회부 고창 담당

2024-04-28     김태완 기자
김태완

고창군의회가 폭행혐의로 벌금을 선고받은 C군의원에 대한 징계를 뚜렷한 이유없이 미뤄,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또 '군민과 소통하며 열린 의회'를 표방하고 있는 고창군의회의 슬로건도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고창군의회는 지난달 28일과 4월 3일 두차례에 걸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열고 폭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C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윤리심사자문위는 고창군의원의 비위나 비리, 불법행위 등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사실관계 확인과 징계 권고를 위해 설치되는데, 윤리특별위원회는 윤리심사 또는 징계·자격심사 전에 윤리심사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그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전국 지방의회가 모두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자문위의 의견을 토대로 소속 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한다.

고창군의회윤리심사자문위는 두 차례 회의를 통해 C의원에 대해 경고를 결정하고 권고했다.

하지만 고창군의회 윤리특위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었음에도 뚜렷한 이유없이 C의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지 않고 회의를 마무리하고 다음 회기로 징계를 미뤘다.

지방의원에 대한 징계는 지방자치법 제80조에 따르면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네가지다.

이 가운데 이번에 C의원에게 권고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는 공개회의에서 의장이 당해 의원에게 징계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 앞으로 징계할 뜻을 알리는 것으로 가장 가벼운 것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군의원이 군민을 폭행해 약식재판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음에도 징계가 공개 경고에 그쳤음에도 군의회는 이마저도 뚜렷한 이유없이 미루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2023년 종합 청렴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공직을 수행하는 기관과 단체 가운데 유독 지방의회의 청렴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는 전체적인 종합 청렴도 평가 점수가 다른 공직유관단체보다 현저히 낮았고, 최하위 등급을 받은 지방의회가 경기도 등 8곳에 달했으며, 이해충돌 상황 발생 시 직무 회피 의무도 잘 지키지 않고 개선 노력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방의회 유관기관 근무자 100명 중 15명꼴로 지방의회 의정활동과 관련해 부패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의회의 자정노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반증이다.

고창군의회 의원 윤리 및 행동강령 조례에 따르면, 윤리강령 1항은 “우리는 군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군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고 되어 있다.

 '군민과 소통하며 열린 의회'를 만들기 위한 고창군의회의 갈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