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을 보내며
2022년 임인년을 보내며 독자 여러분께 인사를 올립니다.
전주일보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한된 인력 안에서 힘겹게 버티느라 여러분의 갈증을 다 풀어드리지 못하는 점을 늘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격변의 해 임인년을 보내는 동안 대한민국은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고 제8대 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역동적인 변화를 갈망하던 국민의 소망에 부응하지 못한 정권에 대한 응징이 새로운 정권과 지방정부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출현도 국민의 갈증을 풀어주지 못했고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가는 정치 흐름에 국민은 더욱 실망하고 마음을 둘 곳을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국민 주권 의식이 점차 깨어나고 있음을 드러내는 증좌(證左)로 보입니다.
높아진 주권 의식에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 때문입니다. 국민은 성실한 일꾼, 좋은 머슴을 원하고 있었는데 정치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왜곡하며 외려 주인을 가르치고 부리려 드는 현실이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가장 둔감하고 늦은 집단이 정치인들입니다. 국민의 눈은 저 앞을 바라보는데 정치는 지난 시절 관습에 갇혀 있는 노인들의 비위나 맞추며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고 어른으로 대접받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그나마 전북 정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나름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도지사부터 단체장 대부분이 새로운 인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일부 정치인들의 뇌리에는 지역의 패자(霸者)로 군림하려는 생각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달라져야 살아남는다는 절박한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특별히 챙겨 말씀드리고 싶은 인물을 꼽으라면 김관영 도지사와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 시장 등이 보이는 새로운 모습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외에도 지역에 좋은 기운을 형성하고 변화를 위해 애쓰는 여러 시장 군수도 보입니다.
우선 김관영 도지사는 과거 도지사들과 달리 온 힘을 다해 전북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서 퍽 반갑습니다. 젊은 혈기로 정부청사와 국회를 몇 번이고 찾아다니며 전북 예산 증액을 위해 애써왔습니다.
거기에 뒤처진 전북 발전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여 온 점에 몇 번이고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법사위에서 1차 계류되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마침내 28일 오후 6시에 본회의 통과라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물론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김 지사만 아니라 전북 정치권 모두 총력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누구 한 사람의 공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서 필자는 더 큰 희망을 읽습니다. 전북인들은 이제 과거처럼 주저앉아 남 탓만 하고 있지 않을 희망을….
모든 어려운 현장에서, 막힌 물꼬를 터야 할 논두렁에서 김 지사는 최선을 다 해왔습니다. 이제 김 지사는 2024년 1월부터 초대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로 새로운 전북을 이끄는 중대한 임무를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훨씬 많은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받아 새로운 전북을 열어갈 그날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 6개월간 전북 교육 대전환을 위해 쉴새 없이 달려왔다.”라고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서 교육감은 이제까지 전북 교육이 보이던 모습과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며 전북 교육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있습니다.
전북도와 협력 사업을 시작으로 도내 시군과 교육협의체를 구성하는가 하면 전북도와 교육청, 도내 각 대학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학생 중심 미래 교육’이라는 구호 아래 전북 교육 대전환을 구상하고 조례를 개정해 실효성 넘치는 조직으로 개편할 예정입니다.
전북 교육이 외로운 교육 성지구축의 탈을 벗고 세상에 나와 학부모, 자치단체, 지역 단체들과 협력으로 교육을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포함하도록 여건을 조성 중입니다. 그의 교육 정책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역민과 함께합니다.
전주 시정 또한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전주 시정은 권위적이고 모양내기 행정으로 수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걸었습니다. 온갖 규제와 숨쉬기조차 어렵던 도시 행정이 우범기 시장 취임 후 막힌 길을 뚫어 대로로 튀어 나가듯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발전적인 방향이라면 조건 없이 달려갑니다.
강한 경제로 천년 전주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그의 목표가 이뤄지려면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터이지만, 그는 혁신과 규제 개혁으로 전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차세대 산업에 힘을 쏟아 전주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야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전북도정과 교육, 각 자치단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음을 체감합니다. 도민들도 함께 달라져야 합니다. 자조(自嘲)와 패배 의식을 떨쳐버리고 우리 스스로 길을 찾으며 모두 어깨동무하여 앞을 보고 가야 합니다.
우리가 뽑은 일꾼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흐뭇하기만 할 게 아니라, 우리도 팔을 뻗어 돕고 울력해야 모두 일할 맛이 납니다. 자조(自嘲)를 자조(自助)로 바꾸고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자신(自信) ‧ 자존(自尊)감을 회복해 가슴을 내밀어 앞으로 달려 나갈 때입니다.
끝으로 전주일보 또한 한층 새로운 각오로 시대의 흐름에 뒤지지 않는 언론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할 말을 다하고 드러난 진실을 감추거나 호도(糊塗)하지 않는 바른 언론의 길을 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