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승적 차원에서 개헌안 마련해야"

창간12주년 특집 정 국회의장 특별 인터뷰, 당리당략 안된다 호소

2018-04-08     고주영

전주일보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다.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 수장이자 전북 정치권의 맏형격인 정 의장에게 오는 5월 20대 국회 상반기 임기만료를 앞둔 가운데 그동안 소회와 문재인 정부에서 전북이 나아갈 방향과 정치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 의장은 “여야 국회의원이 고르게 섞여 있는 현재의 전북 정치지형을 잘 활용하면 지역발전을 위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새만금사업의 공공이 주도하는 새만금 용지 매립사업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전북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새만금개발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완수를 위해 대승적 자세로 도민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이어 GM 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전북경제의 중요한 축인 군산경제 침체는 물론 전북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유치와 그에 따른 새만금 주변 지역 SOC확충,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면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저를 포함한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어느 때보다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의장과의 일문일답.

◆ 전북의 최대 숙원 사업인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2월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새만금 개발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하는지요.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새만금 내부 개발에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특별법 통과에 따라 공공이 주도하는 새만금 용지 매립사업이 완료되면 생산 유발 효과 49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7조2,900억원, 취업 유발 효과 38만5,000여명이 기대됩니다. 이 경우 새만금 개발공사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전북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새만금개발사업의 성공적 추진과 완수를 위해 대승적 자세로 도민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 취임 직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차 필요성을 강조해온 개헌안이 선거제 논의와 맞물려 국회에서 부결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여야 조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요.

그동안 우리 국회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토대가 될 헌법 개정을 위해 지난 해 1월부터 15개월 동안 머리를 맞대고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우리 국회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당리당략에만 매몰돼 있으면 개헌이든 개선이든 쉽지 않습니다.

이제 대승적인 차원에서 각 정당 지도자들이 결단해야 할 때입니다. '여야는 정치적 결단과 대승적 합의를 통해 국회 단일안을 반드시 도출해야 합니다. 각 정당 지도부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개헌을 성공시키는 것이 책무입니다.

여야가 일방통행 주장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접점을 잘 찾아준다면 합의는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민에 의한 개헌’이 성공적으로 성사될 수 있도록 국회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더불어 선거구제 개편과 국민투표법 개정 문제도 함께 처리되어 국민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 오는 6.13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선거라는 점에서 초반 국정운영 평가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지난 대선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재편된 정치권에 대한 민심을 살필 수 있는 선거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선거는 국민의 참정권이 보장되는 민주주의의 꽃입니다. 정치의 본질이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고 할 때 선거는 중요한 가늠자입니다. 정권교체 이후 처음 실시되는 전국 동시선거라는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큽니다.

이 때문에 정당 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분출되는 에너지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야가 정책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게 필요합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흑색선거, 금품선거가 새 정부에서는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그러려면 국민들이 선거에 적극 참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방관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뒷걸음치게 하는 퇴행적 행태입니다.

정당의 최대 목적은 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하는 것입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정의 정당성은 그보다 중요함을 인식해야 합니다. 정정당당하게 정책 대결을 통해 선택 받겠다는 자세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 전북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이어 GM 군산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군산 경제는 물론 전북 경제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해결 방법은.

최근 GM과 금호타이어 사태 등으로 지역경제와 대량실업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고, 특히 지방 사정은 더욱 어렵습니다. 전라북도 역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특히 GM대우가 군산공장 철수 방침을 발표하면서 군산지역 경제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조업 중단에 이은 것으로 전북경제의 중요한 축인 군산경제 침체는 전북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가슴이 아픕니다.

GM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고 더불어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유치와 그에 따른 새만금 주변 지역 SOC확충,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합니다.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저를 포함한 전북 출신 정치인들이 어느 때보다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전북 도정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후 개혁적 행보와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뜻을 담아내고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것입니다. 저는 20대 국회의장에 취임한 뒤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원칙을 수립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일정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 그 결과 국회 청소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중앙 공공기관에서 청소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첫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미래연구원법’을 통과시켜 올해 3월 창립 이사회를 시작으로 국회미래연구원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미래연구원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장기적인 국가 플랜을 마련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밖에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 특권 내려놓기위원회를 설치해 불체포 특권 폐지, 국회의원 민방위 훈련 면제 폐지, 친인척 고용제한 등 여러 특권을 내려놓았습니다. 정부·여당과 마라톤 협상을 통해 누리과정 예산문제를 해결했고, 예산안 처리 헌법기한 준수, 개헌특위설치, 역대 국회와 비교할 때 법률안 처리 실적 1위 등 크고 작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또 갈등이나 이견이 있는 사안마다 여야와 함께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했고, 국회의장-원내대표단 정례회동을 만들어 생산적 협치에 주력했습니다. 이외에도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정책적 노력, 동북아 평화와 협력을 위한 의회외교 강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적극 지원 등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여러 가지 어려움은 있지만 국민의 뜻을 담아내고,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일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전북도민은 정의장님께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민에게 한 마디 해주시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전북도민 전북 도민 여러분. 여러분께서 제게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응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저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고향을 떠나면서 전북 출신 12번째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약속 드렸습니다. 그것은 지역구를 옮기더라도 전북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고향 발전을 위한 일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에 변함이 없으며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시대에 전북은 더 이상 낙후된 지역이 아닙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문화, 관광자산을 바탕으로 전북 경제발전의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합니다. 또한 시군 간 상생발전과 협력을 통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 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저와 전북 출신 일꾼들이 도민들과 한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한다면 전북발전은 반드시 현실이 될 것입니다. 전북 도민 여러분도 전북 발전과 위상강화를 위해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국회의장으로서 국회는 물론 고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950년 진안 출생 △전주 신흥고, 고려대 법학 학사, 페퍼다인대학교 경영학 석사, 경희대 경영학 박사 △고려대 총학생회장 △쌍용그룹 상무 △15·16·17·18·19·20대 국회의원 △쌍용그룹 상무이사 △새천년민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 △제16대 대선 노무현 후보 중앙선대위 국가비젼 21위원회 본부장 △국회공적자금국정조사 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장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열린우리당 당의장 △제9대 산업자원부 장관 △민주당 대표 △민주당 최고위원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고주영 서울취재본부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