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복입고 물 빠진 골프공 12만개 훔친 일당 검거
어둠을 틈 타 잠수복을 입고 골프장에 몰래 들어가 워터해저드(물웅덩이)에 빠진 골프공을 훔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전국 골프장을 돌며 훔친 골프공만 12만개를 훌쩍 넘었다.
익산경찰서는 김모(37)씨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또 유모(60)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 3명은 지난 6월 15일 오후 9시께 강원도 삼척시의 한 골프장에 침입해 워터해저드에 빠진 골프공 3,000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주로 해가 진 뒤 골프장에 순찰과 경비인력이 없던 시간에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에는 잠수복과 자체 제작한 뜰채까지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등은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여 간 강원도 일대, 영천, 경주 등 전국 골프장 13곳에서 골프공 1만여개(시가 2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 등 2명은 지난 3월부터 정읍, 익산, 김제 등 골프장 7곳에서 물에 빠진 골프공 11만5,000개(2,3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수법은 김씨 일당과 같았다.
이들이 함께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서로 활동 지역을 침범하지 않는 등 암묵적인 공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익산시 남중동과 춘포면에 각각 창고를 마련해 훔친 골프공을 보관·세척작업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세척 작업을 마친 이른바 '로스트볼'은 연습용이나 초보자용으로 인기가 높아 쉽게 팔려나갔다.
흠집 정도와 코팅 상태에 따라 시중에서 10개에 1만원~1만5,000원 정도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익산 남중동에 있는 보관창고에서 훔친 골프공 1만3,000여개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길장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