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 대학 축구감독 김영란법 위반 '조사 중'

그 동안 체육생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 감독의 봉급 등에 보태왔던 관행에 급제동이 걸렸다.

도내에서 처음으로 한 대학 축구감독이 공직자로 분류돼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실경찰서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북의 한 대학교 축구감독 정모(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감독에게 돈을 건넨 한모(50)씨 등 학부모 20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감독 정씨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28일부터 올 2월까지 월급과 판공비 명목으로 3,500만원 상당을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정씨는 학교에서 월급으로 150만원 받았음에도 학부모들로부터 월급과 판공비 명목으로 600만원을 더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학교와 1년 단위로 계약을 해왔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에 분류돼 처벌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관행처럼 돈을 건넨 학부모들도 처벌을 면치 못하게 됐다. 김영란법은 금품을 준 자와 받은 자 모두 처벌하고 있어서다.

이번 사건은 학부모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감독을 교체해달라'며 민원을 접수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고를 받은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정황이 드러나자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 학부모들이 관행적으로 감독에게 돈을 모아 건넨 사실은 체육계 공공연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잘못된 관행을 고쳐 체육생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어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길장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