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낭산초, 솜사탕 만들어 주는 교장선생님
상담실로 개방한 교장실서 학생들 이야기 들어줘
학창시절 언제나 낯설기만 했던 교장실 문턱을 낮춰 학생들에게 개방한 학교가 있다. 화제의 학교는 익산시 낭산면에 위치한 낭산초등학교(교장 한숙경).
이 학교는 교장실을 상담실로 바꿨다. 명칭만 바꾼 것이 아니라 딱딱한 분위기를 편안하게 꾸미고 교장실 앞 출입문 문패에 ‘쫑알쫑알 이야기방’이라는 예쁜 이름도 함께 붙였다.
교장실은 예전 같으면 근엄하신 교장선생님이 큰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시던 곳으로 생각돼 감히 범접하기 어려웠던 장소다.
낭산초가 이렇듯 어렵게만 느껴지던 교장실을 학생들이 마음 편히 드나들 수 있도록 이야기 방으로 탈바꿈시킨 것.
이 학교 한숙경 교장은 교장실이 이야기 방으로 변신한 첫날, 학생들을 이야기 방 첫 손님으로 초대했다. 유치원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을 학급별로 초대해 직접 솜사탕을 만들어 선물했다.
교장선생님에 대한 벽을 없애기 위해 준비한 솜사탕 선물은 약효를 발휘해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이라는 관심으로 화답했고, 이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한숙경 교장은 “솜사탕 이벤트에는 ‘교장실은 부드럽고 달콤한 공간’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며 “낭산초 학생들은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교장선생님과 걱정스런 일·고민되는 일·재미있는 일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교장실 벽을 학생들이 적어 낸 건의사항으로 가득 채운 한 교장은 나뭇잎처럼 붙어 있는 건의사항을 매일 매일 쳐다보며 하나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한 교장이 교장실 문턱을 낮추고 아이들을 오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 근무지인 남원 용성초에서도 교장실을 상담실로 개방해 많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곤 했다.
이런 노력은 낭산초에 부임해서도 이어져, 학교 상황이 녹록치 않았지만 교장실을 상담실로 소박하게 꾸미고 벽면에 ‘한국 어린이가 좋아하는 바깥놀이 50가지’, ‘어린이 놀이헌장’을 붙여놓곤 아이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여념 없다.
지난해 겨울방학식 날에는 산타복장을 하고 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희망을 심어주기도한 그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낭산 행복교육을 위해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한숙경 교장의 남다른 교육 열정이 시골학교를 행복터전으로 바꿔나가고 있다./익산=소재완 기자